ADVERTISEMENT

겨울철 가려움증|피부건조·정서불안 등이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별다른 병도 없이 신체의 어느 특정부위나 또는 온몸이 미치도록 가려워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춥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면 이 같은 피부소양증 환자는 부쩍 늘어나게 된다.
이런 가려움증을 가진 사람들은 이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어떤 일에 정신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사소한 일에 신경질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가려움증은 두드러기나 습진 등 피부질환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피부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가려운 경우가 있다.
이것은 계절적인, 또는 신경성인 요인도 있지만 때로는 잠재적인 정신질환의 한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가렵다고 그냥 지나칠 수만도 없는 일이다.
서울대의대피부과 은희철교수는 그런 장재성 질환 가운데는 당뇨병·황달·간질한·신장질환·악성종양·혈액질환·기생충질환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피부병이나 내적인 전신질환이 없는 경우의 소양증으로 다음 몇 가지를 든다.
▲겨울철 소양증=겨울철에 특히 노인연령층에 많고 팔·다리, 그 중에서도 정강이부분이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난방에 의한 건조한 실내환경, 자주 또는 장시간 목욕하는 경우 피부가 건조해져서 소양감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것으로 피부 지방분이 적은 정강이부분이 더 심해지게 된다.
은교수는 흔히 목욕을 자주 하면 피부가 촉촉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사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즉 피부표면에는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는 물길이 있어 피부의 건조를 방지하는데 목욕을 자주하거나 때를 너무 심하게 밀어내는 사람의 경우 이물질이 빠져나가 피부의 건조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건조한 겨울철에 이렇게 피부의 지방분마저 씻겨나감으로써 소양증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겨울철에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사람은 목욕습관과 관계가 많으므로 목욕횟수를 줄이도록 하고 비누도 순한 것을 사용하며, 목욕 후에는 올리브유나 배드오일을 바르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신경성 피부염=환자의 성격이나 정서적 불안 등이 주요한 유발요인으로서 일반적으로 신경질적인 지식인이나 중년기 부인에게 많다는 것이 한림대부속 동산성심법원 가정의학과 김기낙 과장의 설명이다.
전신 어느 부위에서나 가려움증이 올 수 있는데 특히 중년기 여성에서는 목뒤가 가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성 피부염=유전 내지 체질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겨울철에 악화하는 수가 많다.
주로 소아연령층에서 많으며 얼굴이나 사지의 접히는 부분이 가렵다.
과도한 비누사용을 금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모직계통의 의복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도록 하고 어린이의 경우는 심하게 긁지 않도록 해준다.
▲국소적 소양증=항문이나 음낭·회음부·사타구니 등에 많이 발생한다.
항문소양증은 여자보다는 중년기 이후의 남성에 더 많고 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
김 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항문소양증은 항문주위가 불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주 목욕을 하거나 항문주위를 과도하게 문지르므로 오히려 해가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초컬릿이나 치즈·콜라·알콜·양념 등의 음식물도 소양감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며 거친 옷·습기가 잘 빠지지 않는 꼭 끼는 옷도 악화요인이 된다.
은교수는 이러한 피부소양증에 중요한 점은 가렴다고 심하게 긁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손톱이나 「효자손」으로 피부를 정신없이 긁다보면 피부가 손상되고 피부손상은 습진을 생기게 하며 이 습진 때문에 다시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만성화된다는 설명이다.
아주 가려울 때는 톡톡 두드리거나 아주 가볍게 문지르는데 그치고 ,또 아주 가려움이 심할 때는 얼음물로 15분 정도 찜질을 하는 것도 일시적인 효과는 볼 수 있다는 것.
이밖에 약물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나 신경안정제롤 복용하기도하며 멘톨이나 캄파를 배합한 로션제제를 바르는 것도 소양감을 줄이는데 효과가 크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