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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딕슨 왔다 … 덩크슛 하니 백보드가 와장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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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몸무게를 재다가 저울을 망가뜨렸다. 대학 시절에는 덩크슛을 하다가 백보드를 부숴 버렸다.

프로농구 KTF의 새 외국인 선수 나이젤 딕슨(25.2m2㎝). 이 선수가 농구까지 잘한다면 KTF의 연고지 부산 팬들이 얼마나 즐거울까.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는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신체검사를 한다. 정확한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KBL에 있는 저울은 140㎏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 저울로는 딕슨의 몸무게를 측정할 수 없었다. 부랴부랴 근처 병원에서 150㎏까지 잴 수 있는 저울을 빌려왔다. 그러나 딕슨이 올라서자 저울이 고장나 버렸다.

KBL이 발표한 딕슨의 몸무게는 145㎏. 정확히 잰 것이 아니라 딕슨의 말을 듣고 받아 적은 추정치다.

지금까지 다녀간 외국인 선수 중에서 몸무게가 150㎏이 넘은 선수는 딕슨이 처음이다. 2000~2001시즌 현대(현재 KCC)가 대체 선수로 영입한 레지 타운젠트는 너무 뚱뚱해 화제가 됐지만 몸무게는 120㎏에 불과(?)했다.

딕슨의 몸무게는 그 자체가 무기요, 개인기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딕슨이 웨스턴 켄터키대 시절 덩크슛을 하다 백보드를 부수는 사진이 돌아다닌다.

딕슨은 23일 구단 관계자에게 "경기장에 여벌로 준비된 백보드가 충분히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한두 개는 부수고 갈 작정인 모양이다.

화제가 될 선수지만 걱정거리도 있다. 우선 신발과 유니폼을 마련하기 어렵다. 농구화는 375㎜ 짜리를 신는데 금방 이 사이즈를 구하기 어려워 국내 데뷔전인 26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는 미국에서 신던 신발을 신고 뛴다. 구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도 몸이 낀다며 불편해한다.

몸싸움에는 무적이겠지만 판정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몸을 부닥치면 항상 상대 선수가 넘어지기 때문에 심판이 착각해서 거꾸로 호루라기를 불 수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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