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향기] 노벨 수학상 왜 없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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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벨상 수상자 선정위원회의 성향이 수상자 선정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물리학 같은 분야를 보더라도 이론물리학자보다는 실험물리학자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와 관련,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이론물리학자로 꼽히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왜 아직도 노벨상을 받지 못했느냐는 의문이 종종 제기된다. 물론 호킹은 '휠체어 위의 물리학자'로 널리 알려진 대중적 명성에 비해 그의 업적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할 수도 있다. 아인슈타인조차 그 유명한 상대성이론은 끝내 인정받지 못하고 광양자 가설로 가까스로 노벨상 수상자 대열에 합류했을 정도다.

'노벨 수학상은 왜 없는가?' 하는 것은 해묵은 논쟁거리다. 실용기술이나 공학 분야의 공로자에게 줄 만한 마땅한 분야도 없어서 발명왕 에디슨, 컴퓨터의 아버지 폰 노이만 등도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다. 무선 전신의 발명자 마르코니, 집적회로(IC)의 창시자 잭 킬비 정도가 공학적인 발명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천문학.지구과학이나 다른 과학 분야 등도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주팽창론을 제시한 저명한 천문학자 허블, 사이버네틱스의 창시자 위너 등도 수상자 대열에서 제외됐다.

오늘날의 과학 연구는 수많은 과학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대 과학'이 보편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분야 노벨상은 단체에 수여되지 않는다. 최대 3인까지의 개인 수상만 고수되어 온 점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노벨상이 지니는 권위와 그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노벨 과학상 제도 역시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개편돼야 마땅하지 않을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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