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제지 경영권 다툼에 신한은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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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호제지의 경영권 다툼에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본격 가세했다.

신한은행은 24일 "12월 중순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국일제지와 아람FSI 등 주요 주주들을 지지함으로써 현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0개 금융회사와 함께 신호제지에 2500억원을 지원하면서 옛 사주인 이순국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배제할 것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실적이 부실한 회사를 조기 정상화하려면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일제지.아람FSI.신한은행 등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주주들 지분은 현재 53.9%다.

이에 대해 신호제지 관계자는 "최근 아람FSI가 인수 컨소시엄에 포함됐던 아람제1호구조조정조합(신호제지 협력업체로 구성)의 지분을 조합 동의 없이 신한은행에 팔아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지분 취득은 불법적인 것으로 금융회사의 신뢰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호제지와 아람조합은 23일 이 같은 주장의 성명서를 일간지에 광고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 아람조합이 갖고 있던 신호제지 주식 11.8%를 아람FSI로부터 매입하고 의결권을 국일제지 측에 위임키로 했다.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쟁은 올 여름부터 불거졌다. 신호제지는 2004년 말 아람FSI가 기존 채권단의 주식을 53% 인수하면서 기업 워크아웃(회생작업)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채권단에서 시정을 요구하자 아람FSI는 올 8월 파트너로 끌어들인 국일제지에 3개 캐피탈 회사의 보유지분을 넘겼고 이후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 요구 등으로 다툼이 진행됐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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