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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레저] 쉼표 찍고 가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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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2월이 코앞이다. 송년회 등 각종 모임에 부쩍 분주하고, 연말결산이다 해서 마음마저 급해지는 시기. 이맘때 여행은 바다나 강을 끼고 하는 것이 좋겠다. 물빛에 차분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런 지역 네 곳을 골랐다. 한국관광공사가 12월 국내 여행지로 추천하는 곳이다.

*** 붉은 낭만 - 경기도 화성시

썰물 때를 맞춰 바닷길을 차로 달려 들어가는 섬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 제부도다. 바닷길은 길이 2.3㎞의 시멘트 포장도로다. 도로를 지나 섬에 들면 남쪽 끝에 매를 닮은 근사한 바위(사진)가 있다. 이 바위가 없었다면 제부도는 지금처럼 알려지지 않았을 게다.

해가 기울기 전 섬에서 빠져 나온다. 303번 지방도로를 달려 화성시의 남단인 서신면 궁평항으로 내닿는다. 최근까지 궁평항 일대는 방조제 공사로 어수선했다. 이제 공사는 끝났다. 궁평항에 서면 서해대교가 시야에 들어오고, 국화도.입파도.풍도.도리도 등 섬 사이로 붉은 해가 넘어간다. 화성시청 문화홍보과 031-369-2069.

*** 물안개의 추억 - 강원도 춘천시

배로 갈 수 있고, 차를 몰고 갈 수도 있는 절을 아시는지. 강원도 춘천시 소양강 기슭의 청평사다. 윤회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도 이 절이 등장했다. 청평사를 감싸고 있는 산은 봉우리 다섯 개가 사이좋게 붙어 있다고 해 그 이름이 오봉산. 소양댐에서 청평사 입구 선착장까지는 유람선으로 10분. 아침녘 물안개 속에서 강을 건넌다면 더욱 운치 있겠다. 청평사 왼편으로 깊은 계곡을 따라가면 정상에 이르는 산길이 이어진다. 오봉산 산행에는 왕복 3시간 소요.

여로에 춘천인형극박물관(033-242-8450)을 들러도 좋을 듯. 막대.손.인형.줄인형.그림자 등 다양한 소재의 인형을 만날 수 있다. 꼭두각시 인생을 살아왔다면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게다. 춘천시시설관리공단 033 -250-3891.

*** 숯불 위 살오른 굴 - 충남 보령

여름에 산란한 굴이 가을철에 부쩍 살이 올라 그 맛이 절정에 오르는 계절.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에서는 12월 2~11일 굴축제가 열린다. 이곳의 굴구이 전문집에서는 자연산 굴을 숯불에 구워 먹는다. 4인분에 2만5000원 정도. 짭조름하고 고소한 굴 맛. 인생의 맛도 그러할까.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542.

*** 벤치 앞 시린 바다 - 제주 애월 해안길

제주시에서 12번 일주도로를 타고 한림 방향으로 차를 몰다가 만나는 하귀~애월 해안도로. 절벽 위를 달리듯 제법 높은 고도(高度)의 이 도로에는 근사한 펜션과 카페들이 줄지어 서 있다. 부산 해운대의 달맞이언덕과 비슷한 느낌이다. 해안도로 변에는 바다쪽으로 벤치가 여기저기 마련돼 있다. 그래서인지 연인들이 많다. 잠시 차 세우고, 서로 어깨 기대기에 좋아서일까. 북제주군 관광교통과 064-741-0544.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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