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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법대 합격한 화제의 두 얼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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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합격을 확인하는 순간 기쁨과 함께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력고사성적이 내선 1등급기준 2백75.06점(내신 3등급에 2백81점획득)으로 서울대 법대에 「커트라인 합격」의 영광을 얻은 이정석군(18·서울대일고3년)은 합격의 기쁨에 들떠있으면서도 합격을 확인하는 순간 좋온 성적으로 서울대에 응시했다가 낙방의 쓴잔을 든 동료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없지 않았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이군은 이번 합격의 영광은 자신의 적성과 장래설계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소신지원」의 승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군의 꿈은 서울휘경중학교때부터 법관이 되는 것이었다. 학교에서는 서울대 국민윤리학과 등 예상합격선이 낮은 학과나 연·고대를 가도록 권유했으나 끝까지 서울대법대를 고집, 1, 2, 3지망을 모두 법대로 적어 눈치작전과는 관계없이 마감하루전인 지난 8일 하오 2시쯤 이미 모집인원을 넘어선 법대접수창구에 3백78번째로 접수를 마쳤었다.
이군은 중학교때부터 줄곧 우등을 차지, 고교에서도 반에서 3∼4등을 다투어온 우등생이었으나 이번 학력고사가 의외로 어려워 기대보다 적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군은 마감창구앞에서 마감직전에 적성이나 장래설계를 무시한채 눈치작전을 펴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이같은 불합리한 점이 있는 입시제도를 고쳐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 붙어도 정정당당하고 떨어져도 승복할수 있는 제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군은 회사원인 이모씨(47)의 4남중 장남으로 평소 학교수업이 끝나면 동생들에게 공부방을 양보하고 자신은 학교도서실이나 집근처 독서실에서 시험공부를 해왔다. <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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