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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수목장 애용하세요" … 산림청, 모델 만들어 보급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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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9월 8일 경기도 양평 고려대 농업연습림에서 김장수 전 고려대 농대학장의 장례식을 수목장으로 치른 유족들이 묵념하고 있다.작은 사진은 장례 중 고인의 유골가루를 참나무 밑에 뿌리는 모습. [산림청 제공]

최근 수목장(樹木葬.시신을 화장한 뒤 뼛가루를 수목의 뿌리 주변에 묻는 새로운 장묘법) 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이 내년부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수목장 방식을 보급한다.

산림청은 23일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삼나무.편백 숲에서 치러지는 고 임종국 선생(임업인.1987년 사망)의 묘지 이장(移葬) 때 한국형 수목장 방식을 시범 적용키로 했다.

?한국형 수목장 모델=고려대 변우혁 교수 등 산림.장례.종교.환경 전문가 28명은 산림청 의뢰를 받아 스위스.영국.독일.일본 등선진국들의 사례를 참고해 최근 '한국형 수목장 모델(안)'을 만들었다. 다음은 모델에 적용할 주요 내용이다.

^부지=공원묘지 등을 재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산림에 수목장림을 조성하는 방법(산림형)이 적합하다. 땅이 추가로 필요치 않은 데다, 자연에 인위적 시설을 가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임업 활성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추모나무=꽃나무나 관목(灌木.키 작은 나무)은 아름답고 수종 선택의 폭이 넓은 장점이 있는 반면 유지 관리가 어렵다.

또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일반 산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반 산림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교목(喬木.키 큰 나무)이 더 적합하다.

나무도 새로 심기보다 기존 나무를 활용하는 게 낫다.

^부착물=수목장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장묘비용을 줄이기 위해 부착물 설치는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편의시설=편의시설이 전혀 없는 형태(스위스형), 간이 화장실.주차장 등 최소한의 시설이 있는 형태(독일형) 중 우리나라 실정에는 독일형이 적합하다.

?시범단지 선정=산림청은 22일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친환경적인 장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연말까지 전국에 수목장 시범지를 선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최근 지방 산림청 별로 2곳씩 모두 10곳의 후보지를 이미 선정, 입지 여건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범지로는 체계적 관리가 가능한 국유림 중 접근성이 좋고 천연림 위주로 수종이 다양한 곳이 검토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전국에서 각각의 넓이가 30~50㏊ 규모인 수목장 5곳 정도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전산지에도 수목장림 조성=내년 하반기부터는 전 국토의 50%에 이르는 보전산지에도 개인이 수목장림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이곳에는 수목원.자연휴양림 등 공익시설을 제외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 산림청은 최근 이런 내용의 산지관리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를 끝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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