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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돈 크레머, 실내악단 이끌고 내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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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97년 2월 27일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사진(中))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50회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선물이었다. 그의 고향인 라트비아를 비롯해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국가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로 실내악단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50세를 가리켜 지천명 (知天命) 이라고 했던가. 생일 케이크를 마주한 자리에서 앞으로 남은 여생을 실내악 활동에 바치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현악 앙상블 '크레머라타 발티카'는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Kremerata는 자신의 이름 Kremer에 실내악의 Camerata(실내)를 합친 조어고, Baltica는 '발트해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오디션으로 직접 뽑은 단원들의 숫자(27명)와 이들의 평균 연령(27세)은 자신의 생일과 같은 숫자로 정했다.

기돈 크레머가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크레머라타 발티카'를 이끌고 내한공연을 한다. 2001년, 2004년에 이어 세번째 서울 무대다. 첫날은 '영원한 봄', 둘째날은 '러시아에 대한 경의'라는 부제를 단 테마 콘서트로 꾸민다.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봄과 러시아라는 공통 분모로 엮어낸다. 잘 알려진 작품이라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편곡을 거쳐 새롭게 다가온다. 가령 원래 바이올린 독주곡인 베토벤의 '스프링 소나타'는 푸시카레프가 현악 앙상블을 위해 새로 편곡했다.

크레머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를 사사했고 퀸 엘리자베스, 파가니니,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등을 석권했다. 10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하면서 바이올린 독주 레퍼토리를 거의 망라했다. .

◆공연메모=12월 6,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일 니노 로타 '봄', 폴레바야 '미풍', 베토벤 '스프링 소나타',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발췌곡, 미요 '봄',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중 '봄'. 7일 차이코프스키 '피렌체의 추억',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소나타'등. 02-580-13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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