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데이터] 위안화 값 넉 달째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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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상 징후다. 중국 위안화 값이 최근 눈에 띄게 떨어졌다. 5일 상하이 외환시장 등에선 미국 달러당 6.26위안 선에서 거래됐다. 2012년 9월 이후 2년5개월 새 가장 낮다.

 위안화 가격 하락은 최근 꾸준한 흐름이었다. 지난해 10월 29일 6.11위안까지 올랐다. 이후 넉 달 동안 하락 흐름을 보였다. 하락 폭은 2.45% 정도였다. 안팎의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탓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다 최근 단행한 중국의 지급준비율·기준금리 인하가 위안화 값을 끌어내렸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2015년 한 해 위안화 값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적어도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전망이어서다. 게다가 올 성장 목표인 7%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위안화 시장 개입도 늘 것으로 예측됐다.

 위안화 값 하락은 수출과 일자리 창출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달갑잖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미국 양적완화(QE) 시기에 빌린 달러 자금이 1조1000억 달러(약 1200조원)에 이른다. 위안화 값이 더 떨어지면 달러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 전문가의 말을 빌려 “위안화 값이 하락하면 중국 갑부(수퍼 리치)들이 미국으로 이동시킬 재산도 1조 달러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위안화 값 하락이 일으킬 자금 이탈 규모가 2조 달러 정도인 셈이다. 중국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올 한 해 실물경제 부양과 달러 자금 지키기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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