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올 겨울 여자는 부드러~워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사진=안성식 기자] 협찬=베스띠벨리

올 겨울 여성들의 겉모습은 한층 따뜻하고 부드러워질 전망이다. 가을부터 불기 시작한 벨벳 열풍의 바통을 모피와 캐시미어 등 고급스럽고 풍성해 보이는 자연 소재가 이어받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재들은 무엇보다 피부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이 최고의 매력이다.

#털 소재를 주목하라=토끼털.라쿤털 같은 모피, 캐시미어와 알파카(낙타과의 동물로 고산지대에서 살아 털이 곱고 보온 효과가 좋다) 같은 양모 종류, 스웨이드와 무스탕 같은 가죽 소재…. 올 겨울 주목받고 있는 천연 소재들이다. 지금까지는 천연 소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제품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젠 보다 멋스러워지고 있다. 모피의 경우 블랙과 브라운에서 탈피해 핑크와 보라색 등 화려한 색감의 제품이 많아졌다. 옷 전체가 아닌 부분적인 장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부드러운 소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여성미를 강조하는 올 겨울 패션 경향과 찰떡 궁합이다. 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 실장은 "모피나 가죽은 러시안 룩과 빅토리안 룩, 그리고 보헤미안 룩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나일론 같은 인조 화학 섬유보다 착용감이 부드럽고 보온 효과가 좋은 소재가 이런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그렇지만 캐시미어 같은 천연 소재로 만든 옷값이 예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백화점 명품팀은 지난 2월 남미의 페루로 직접 가 '신이 주신 선물'이라 불리는 알파카 원단을 직접 구매했다. 이 원단을 사용해 올 겨울 기존 알파카 코트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의 코트를 자체 브랜드로 내놓을 수 있었다.

#'비로드' 전성시대=부드러움의 대명사 벨벳도 여전히 강세다. 가히 '비로드'의 부활이라 부를 만하다. 과거 벨벳 소재는 둔탁해 보이고 관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보다 가벼운 질감을 지닌 옷감이 나오면서 재킷에 받쳐 입는 캐미솔 톱(여성 속옷 중 상의의 한 형태)까지 나오고 있다.

조이너스 이연수 디자인 실장은 "벨벳의 유행은 올 가을.겨울 패션계를 강타한'러시안 무드'의 결과물이다. 러시안 무드는 은은한 광택과 부드러운 촉감으로 풍성한 느낌을 부각시키는 패션 경향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복뿐만이 아니다. 거리에서도 청바지에 벨벳 재킷을 입은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로가디스 그린라벨 한희원 디자인실장은 "벨벳은 이번 시즌 유행 컬러인 블랙을 가장 짙고, 감도 있게 표현해낼 수 있는 소재"라고 말했다.

글=조도연 <lumier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