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인터뷰] 가수 이현우 "연기 재미에 술도 줄였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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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현우(36.사진)가 달라졌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게으른 놈'이 요즘엔 좋아하는 술도 줄이고 부지런해졌다. 최근 SBS 파워 FM '뮤직라이브'(107.7 ㎒, 오후 2시) 의 DJ 자리에 1년 만에 복귀한 데 이어 SBS가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아침 다큐멘터리 '휴먼스토리 女子'(월~금 오전 9시)의 내레이션을 맡고 있다.

또 6월 2일부터 방영될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옥탑방 고양이'에선 연기에도 도전한다. MBC TV의 '수요예술무대' 진행은 벌써 6년째다. 전문 방송인조차 숨가빠할 만한 스케줄이다.

"되돌아보니까 그동안 너무 게으르게 살았더라고요. 30대 후반은 특히 남자에겐 중요한 시기잖아요. 지금 내게 주어지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를 만난 날은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드라마 첫 촬영을 하고 오는 길이었다. 그는 연신 "재미있다"고 했다. 여주인공 정다빈을 놓고 남자 주인공 김래원과 사랑을 다투는 조연급이다. 일에선 성공했지만, 냉철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사랑에 약한 로맨티스트 역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연기 제안은 여러 번 받았지만 관심이 없었죠. 자신도 없었고요. 그런데 그렇게 자꾸 제의해오는 건 내게 뭔가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합법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인물이 돼 본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고요."

친한 사이인 가수 신성우가 드라마 '위기의 남자' 등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은 것도 이유다. 마침 먼저 시작한 다큐멘터리 '…여자'의 내레이션은 대사 전달이나 감정 표현 등 연기 연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디오 DJ를 다시 하게 된 것은 물론 그 일 자체의 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활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계기로 삼기 위해서였다. 매일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

"바쁘다보니 더 건강해진 것 같아요. 잡생각도 없어지고 잠도 꿀맛이에요. 또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기고요."

지난해 5월 시작한 패션브랜드 '팻독'의 첫 대리점도 곧 청주에 연다. 하지만 역시 본분은 가수. 드라마가 끝나는 8월께 올 초에 발표한 8집 앨범을 가지고 전국 투어콘서트를 열 계획이란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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