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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성인병|대상포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전 어느 중년의 남자가 왼쪽 가슴이 아프다고 병원에 찾아왔다. 이 환자의 얘기로는『과거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가슴의 통증이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룰수 없을 정도가 됐으며 지난 밤에는 그 부위에 조그마한 물집이 생겨서 병원에 왔다』는 것이다. 필자가 자세히 진찰해보니 소위 대상포진이라는 질병이었다.
이 질환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게되며 증상은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또 신경에 침범하여 심한 신경통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발진의 분포는 특이하여 물집이나 피부의 발적이 신경이 분포되는 지역을 따라 묶음 묶음으로 나타난다. 피부병이 나타날 때는 유두처럼 생긴 구진이 물집 같은 수포가 되고 또 수포가 농포가 되고 딱지가 지게되는 순서를 밟는다.
피부에 병변이 나타나기 24∼48시간전에 약간 그 자리가 뜨끔뜨끔 아픈 다음 피부병변이 생기는데 그 분포의 50%이상이 얼굴 또는 가슴이다.
이 질환의 경중은 연령에 따라 달라서 연령이 낮을수록 경하고 이환기간도 짧다.
그러나 노년에 있어서는 증세도 심하게 나타나고 이환기간도 오래 지속된다.
대상포진의 합병증으로는 신경통이 대표적인데 이 합병증이 환자에게 가장 고통을 준다.
40세이상의 연령에서 대상포진을 앓을 때 신경통을 합병증으로 갖는 율은 약10%가 된다.
이 신경통의 통증은 여러 형태이나 아주 심하게 아픈 경우는 간혹 심장동맥의 경화로 생기는 협심증이나 관상동맥 경화증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며 세상의 모든 진통제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심하다.
대상포진은 특히 신체가 약한 사람에게 잘 걸린다. 항생제·항암제·방사선요법 등을 받고 있는 사람이나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예컨대 친척이 상을 입어 상가집에서 며칠을 보냈다든지 하는 사람들에서 잘 나타난다. 어떤 이유로든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율이 높은 것이다.
한번 걸린후 다시 재발하는 경우는 약2%가 되는데 자주 걸리는 사람들에서는 종양이나 면역결핍증등을 갖고있지 않나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첫째, 과로를 피해 안정을 하는 것이 중요해 입원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또 영양제등으로 전신상태를 호전시켜 주기도 한다. 둘째는 신체의 피부병변 부위를 청결히 하도록 하고 국소적으로 항생제를 발라 2차 세균감염을 막아 주며 세째로는 통증을 완화시켜 주게 된다. 약물요법으로는 아라C를 정맥안에 주사하거나 스테로이드 요법을 사용할 때도 있으나 몇몇 부분 증상이 있을때에 한한다.
최근에는 인터페론·면역 글로블린 또는 면역 혈청등이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윤방부 <연세대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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