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 총선전초전|공천·선거구 겨냥한 현·전직의원 표밭가꾸기 한창|선거구민접촉·달력살포ㆍ얼굴내밀기등 바쁜나날속|해금설·신당설로 바짝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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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총선거 예비전의 막이 사실상 오른 분위기다. 공천과 선거구를 겨냥한 지역구의원과 전국구의원간의 신경전, 현역 의원과 전의원간의 갈등이 차차「소리」를 내기시작하고 분구를 예상한 선거구확보작전도 두드러지고있다. 이런 움직임은 공조직을 내세우는 여당보다 야당가에서 더욱 활발해연말정가엔 벌써 선거바람소리가 난다.
○…의원들의 관심이 모두 표밭으로 내닫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해금자나 다음번에는 해금될것으로 보이는 구정치인들의 지역출신 의원들이 더 비상상태.
인구 93만명으로 가장 분구가능성이 높게 꼽히는 서울동대문의 민한당 최연소인 심혜섭 의원은5백명을 수용할수 있는 계석이란 화관을 지어 결혼식장으로 무료제공하고 사회보장위원회를 만들어 당원교육과 조직에 열을 올리고있다. 심의원은『동대문구를 넘보는 지망생이 20여명이나 된다는 소문』이라고 걱정이다. 지난날 이지역출신 다선의원이었던 S씨는 부인이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는 얘기.
의정부에서는 10대의원을 지낸 K씨가 역시 부인이 앞장서 연하장을 대량으로 뿌리고 있다는것. 영주-봉화에서 풀린 박용만씨(전신민의원)는 해금후 한번 지역구를 돌았고 한달에 한번꼴로 지역구동정을 살피러 내려가는 한편 계활동등을 하고있다는 소문이 있고 황낙주씨(전신민당총무)는 출신지인 진해와 학연이 있는 마산지역의 인사들과 서울에서 접촉하고 있다는소문.
10대때 신민당의 유일한 복수공전지역인 서울강서에서는 1차해금때 풀린 당시의 당선자 김영배씨가 경조사와 친목모임에 꼬박꼬박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이제 민한당의원으로 지역구를 지키는입장이된 고병현의원은『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
마포-용산의 경우 전의원 N씨는 주례서는 정도의 가벼운 활동만하고 있고 민권당의 P씨가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신성일씨는 손을 뗀다는 얘기.
규제자인 K씨가 풀린다는 소문이 돌자 동작구의 서청원의원은『나는 중앙대기반이니 내쪽으로는 안올것』이라고 하고 관악구의 한광옥의원은『그 사람은 원래 동작쪽』이라고 엇갈리는 해석.
같은 조씨문중을 쪼개며 11대때 혈전을 벌였던 의령-함안-합천의 조일제의원은 당시의 라이벌인 조홍래씨가 지난달 지역구에 내려와 과거 선거운동원들과 접촉을 벌이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했다.
○…지역구의원과 전국구의원간의 신경전도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민한당의 경우 이미 포항-토일을 놓고 서종렬·최수환의원이 평통자문위원선정등을 놓고 내놓은 싸움을 벌인바 있고 이판에 김진기의원은 부산진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기미. 11대선거에서 강남조직책을 따놓고서도 정치적 배려때문에 공천을 못받았던 김형래의원은 연고권을 강력히 내세우고 있는데 여기에 호텔을 강남에 갖고있는 신재휴의원(전국구)역시 강남을 선언해『강적을 만났다』고 걱정. 신의원은 자기고향인 달성-고령에는 현재 최운지씨가 지구당위원장으로있고 역시 전국구의 이윤기의원이었기때문에 강남을 원한다는 것.
이홍배의원은 무주지역인 여수에 일찌감치 사무소를 냈으나 무소속의 신순범의원이 적극 민한당입당노력을 펴고있는등 예측불허.
전국구인 조주형의원은 논산-송주를 강력하게 요구해 현지구당위원장 육순응씨의 지구당개편대회가못열리는 소동도 있었다.
지역구에서 현역과 겹치는등 문제가 있는 의원들은 서울의 분구를 노리고 경합을 벌일판인데 김포토박이인 이의영의원은 서대문-은평쪽에, 강원채의원은 성북, 김덕규의원은 동대문을 은근히겨냥하고 있다는것.
국민당의 경우 전국구인 이필우의원은 무소속으로라도 이동도의원이 버티고있는 영동인천에서 뛰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노차태의원은 총대의원으로 당선됐던 부산중인구를 고집하고 있으며 강기필의원은 동대문의 분구에 기대를 걸고있다.
○…야당의 이같은 당내사정은 해금설과 신당태동설로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있다.
민한당의 유치송총재가 왕년의 중진 L씨에게 사람을 보내고 J씨와는 직접 만났다는 소문이 퍼지고있고 유한열사무총장이 J씨, L씨, H씨, K씨등과 접촉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들과 지역구중복등 이해가 엇갈리는 쪽에서는 불평이 분분.
대부분의 피규제 전의원들은 분명한 태도표명을 미룬채 관망자세인데 야당중진이었던 부산의 L씨와 경남의K, 서울의 J씨등은 최근에 들어 부쩍 정당쪽에 관심을 쏟기시작했다는것. J씨등은 『결국 한다면 제1야당을 해야한다』고 했다는데 과연 신당이 어느정도급의 인사를 수용할수 있을까가 관심거리.
신당설의 중심인물로 소문이난 충남출신의 H씨는 골프모임등을 자주 주선하며 접촉이 활발한 것으로 소문이 나있는데 평소 이런역할이 거의없던 H씨인지라 그가 나서는데엔 뭔가 까닭이 있을것이란 추측을 하는사람도 있다.
그러나『제5공화국의 정치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의 해금』(권익현 민정당사무총장의 광주발언)이라면 신당이 나오더라도 큰 역할은 못할 것이며 상당한 인사는결국 민한·국민당으로 흡수될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국민당내 일각에서도 호남에서의 참패를 만회하기 의해서는 전남의 S씨같은 구공화당 인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않다.
아뭏든 해금의 시기와 폭에 따라서 야권에는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일 판이다.
○…민정당의 경우 괴문서에 이름이 오른 의원들이 당직자들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가장고민하는 케이스.
심한경우【이미 끝난 사람』으로보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여당공천을 노리는 정치지망생과 상대당의원이 공격의 호재로 이용하고있어 사면초가라는 얘기다.
경남모지역의 경우 상대당의원이 괴문서를 복사해 지역구에 돌리는가하면 야당단합대회에서 공공연히 공천탈락을 유도시키고 있다는것.
이런 사정때문에 권익현사무총장은 경남진주적천지구당을 방문해서『이지역에 차기공천을 다른사람이 받는다는 유언비어가 나돌고있으나 믿을 필요가 없는 낭설』이라고 해명했을 정도. 해금임박설은 여권에도 선거분위기를 촉진하고있다.
전의원중에 이미 사무실을 차리거나 광범한 전화활동을 하거나 심지어는 지방주민을 직접 서울로 불러 대접까지 하는일이 잦아지다보니 민정당지역구 의원들은 요즈음 발에 불이 나도록 뛰고있다.
일부의원들은 내년봄까지 마치도록 한 현지교육을 서둘러 금년말로 앞당겨 마치는가 하면 당원들의 집을 돌며 숙식을 같이 하는 의원도있다.
심지어 중·고교교사들을 별도로모아 회식을 하는가 하면 정남의원(서울 강동)의 경우 요즘 수업이 없는 학생층에게 자청해 특강을 하는 의원도 있다는것. 특히 금년연말 당에서 지역구의원에지급한 오리발(?)이 의외로 실속이 었어 비교적 유족한·지역활동이 가능하다고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국구의원중 지역구 희망자나 중앙위원급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당의 통제로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구의원의 경우 연고지역을 내려가면 즉각 당에 보고가 되는등 구설수에 오르므로 일체 얼씬을 못하고 모두 연초에 성묘·세배를 앞세워 잠시 들를 계획만 세워놓고있다.
자신의 사진을 넣은 달력을 돌리다가 타의로 당을 뗘나게 된 조모중앙위원(경기 남양주)의 케이스가 벌써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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