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적 대학생 복교" 이렇게 본다...4개 대학총장의 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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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학생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학교의 보호권과 지도권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입장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추방되는 사태를 빚을 때마다 가슴 아팠었는데 그들에게 복교의 길이 열리게되어 매우 반갑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위축됐던 대학의 자율권과 징계일변도의 학생지도로 인해 빚어진 소요와 처벌의 악순환 등 학내환경의 문제점을 정부가 인식하고 내린 단안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대학은 이번 조치를 스스로의 자율역량을 기르고 전반적인 대학문제를 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당장 시급한 문제는 어떻게 제적학생들을 구제하는가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문교부는「개전의 정」이라는 선별적인 태도를 밝혔으나 전체복교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학생들을 처벌할 때도 학교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의해 형평의 원리를 적용했으니 징계를 풀 때도 선별 없이 일괄 복교조치 해야한다.
당장 제적학생들을 복교시키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의사파악, 제적학생들의 재입학을 금하고있는 학칙문제, 졸업정원제의 적용을 받는 제적학생들의 문제, 유·무기정학 자들을 비롯한 학생 복교생 전체의 등록금 기준문제 등 적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울대는 제적학생들이 자신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어떠한 의사표시도 수용할 수 있도록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을 것이다. 복교절차 등 모든 문제를 학교측과 협의를 통해 물어나가길 기대한다.
학교측은 언제나 커다란 흐름 속에서 학생을 지도하려는 입장을 택해왔다. 모든 교수와 학생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대화의 장에 참여할 것을 부탁한다.
정부가 징계일변도의 대학원태도를 변경했으니 이에 따른 경찰의 학생 대책도 재검토 되리라 기대된다. 부디 학생들은 대학을 대화의 공동체로 꾸려 가는데 힘써 주기를 바라며 문교부도 학생지도문제뿐만 아니라 교무행정에까지 최대한의 자율권을 주고 지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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