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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작품은 19세기말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 있었던 센세이셔널한 한 연애사건을 다룬「로돌포·소네고」소네고의 소설을 작가 자신의 각색으로 영화화한 것이다.
性과 외부세계를 단절시킨 아내 (「로라·안토넬리」) 를 둔 플레이보이 중년「마르첼로·마스트로얀니」 는 사업일로 대부분의 세월을 지방출장으로 보내는데 어느날 우연한 살인사건현장에 있다가 살인자로 오인받게 되어 자기집 건너편의 사촌집에 은신하게 된다. 증발된남편이 희생됐다고 확신하는「안토넬리」 는 남편의 사업을 계승하기 위해 남편의 지방거래처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남편의 화려한 외도행각을 발견하고 배신감과 보복심리로 남편과 똑같은 경로로써 성적모험을 한다.
이작품은 여인의 관점으로본 남성의 에고적 성적 사고와 성적인 평등을 주장하는 여인의 다분히 풍자적인, 얼마간 시정적인 모험을 다루고 있다.
남성들은 「여성의 순결」이란 신앙을 믿는 광신도인지도 모른다. 주인공인「마스트로 얀니」는 뭇남성과 같이 여성의 성은 신성 (순결· 절제) 하여야 하고, 이는 육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며, 남성의 성은 육체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으로 순결하여야한다고 믿고 있다. 여성의 성이 기독교적 전통적 성관이라면 남성의 성은 기독교적 성관과 인간의 본능과의 에고적 타협에서 이루어진 것일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순결에 대한 광신도이기 때문에 이영화에서처럼 아내나 애인이 부정할때 거세당하고 만다.
이 작품은 내용상 외설영화로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깨끗한 예술영화로 승화시킨것은「비카리오」감독의 관조의 경지에 접어든 성애관과연출의역량이다.「마스트로얀니」를 단순한플레이보이의 설정이 아닌 「믿음이있는 자와 없는 자」 「여성의해방과 성적 평등」등 저술가로서와 사고하는 인간형으로 설정했고, 그와「안토넬리」의 연기등을 비속화시키지않았다.
육감적인「안토넬리」의 억압된 성의 분출을 마을을 질주하는 광기의 마차로 암시하거나마지막의 극적 반전, 전영상을 중간색조와 소프트 포커스처리, 「알만도· 트로발리」 의 품위를 지켜주는 격정적인 음악은 이 작품을 한단계 위로 높이는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 한양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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