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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83문화계 우리는 무엇을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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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올해의 종교계는 빛과 어둠이 엇갈린 한해였다. 기독교는 신·구교 모두가 각각내년으로 다가온 선교1백주년과 2백주년을 맞는 축제의 문턱에서 탈서구화를 통한 한국기독교의 자주노선을 모색하는등 뜻깊은 「자기 생찰」을 폈다.
그러나 민족종교률 자처하는 불교는 한국불교 1천6백년사에 유례가 없는 승려간의 백주살인극을 빚는 「신흥사사건」을 일으켜 온 국민의 지탄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원불교·천도교·증산교등의 민족종교들은 나름대로의 착실한 성장기반을 다지며 보다 발전적인 활성화방안을 모색하기도했다.
특히 대학가에서 활발한 사상연구와 신앙운동이 일고있는 증산교는 화천절에 12개 교파 연합치성제 (8월2일·김제 금산국교)를 봉행, 교단연합과 경전통일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주목을 모았다.
민족종교의 중흥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 중요계기의 하나는 『민족종단의 활성화방안』을 주제로 한 민족종단세미나 (11월25일·부산코모도호텔).
기독교의 「한국화」를 위한 자주적인 신학·신앙의식모색은 근래에 보기 드문 종교계의 큰 수확이었다.
천주교가 선교2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전개하고 있는 성직자 평신도·공동참여의 사목회의는 교회 경신과 신앙의 정신적 깊이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크게 기대된다.
주교회의의 2백주년 공동사목교서 (11월25일 발표) 는『교회구성원은 모두가 이땅, 이겨레를 의한 구원의 빛이 되자』고 다짐하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교회의 헌신을 새삼 강조했다.
천주교의 선교2백주년 축제는 이미 로마교황 「요한·바오로」2세의 방한(내년5월3∼7일) 발표와 한국 순교복자 1백3위의 익성확정등으로 열기가 고조돼있다.
이례적인 익성식의 한국현지거행예정은 로마교황청의 한국천주교에 대한 특별한 은전.
2백주년 기념사업의 하나인맹인무료개안 수술은 현재8백77명이 신청했고 3백10명을 시술, 빛을 보게했다.
개신교는 범교단적인 1백주년 기졈사업추진위원회를 구심점으로 총1백억원 투입의 기념관, 기념탑건립및 기념행사계획을 확정했다.
개신교 숙원사업의 하나인 『통일찬송가』도 8년여의 진통끝에 이번 크리스머스까지는 간행된다.
선교 2세기를 향하는 새로운 한국신학으로 「문화선교신학」의 정립모색은 가장 두드러진 정신적 기념사업의 하나로 평가되고있다.
특히 헌금, 오도된 성령운동등의 갖가지 비리에 대한 전례없는 기독교계의 자체비판은 강력히 제기되고있는 기독교 갱신의 여망과 함께 올 한햇동안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올해의 세계적 한국개신교발전중 괄목할만한것은 세계교회협의회(WCC) 밴쿠버총회와 83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부상된 한국교회의 지위-.
불교분쟁으로 대표되는 종교계의 어두움은 이술람교단의 분규, 장로교단(통합)의조용기목사(순복음중앙교회 당회장) 이단시비등에도 드리워졌다.
김덕환 전도사(하느님의 성회 민중교회)가 쓴 탁명환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비판서인 『탁명환, 과연 그는 가롯 유다인가』와 통일교의 감리교침투비판서인 민병소목사의 『감리교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등도 한국종교계의 어두운 한 단면이었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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