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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 前국정원장 "나도 도청 당하고 있다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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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집행되는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서울중앙지법이 15일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청구한 임동원ㆍ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15일 밤 서울중앙지검에서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들이 구속, 차량에 탑승해 있다.(서울=연합뉴스)

김대중 정부 시절 불법감청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신건(64) 전 국가정보원장이 구속되면서 이미 구속기소된 김은성(60) 전 국정원 차장간의 '악연'이 부각되고 있다고 한겨레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두사람의 관계를 잘 아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1998년 3월 신씨가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국내 담당)이 되면서 당시 이종찬(69) 안기부장 등 수뇌부는 김씨를 '문제 많고 위험한 인물'로 분류해 대전지부장으로 보냈다는 것. 당시 김씨는 동교동 쪽에 선을 대고 요직에 오르려고 로비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99년 6월 국정원에서 나간 신씨가 2001년 3월 국정원장으로 복귀하며 사이가 더 벌어졌다고 한다. 김씨가 요직 중의 요직인 국내 담당 차장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신씨는 "그냥 두면 사고를 낸다"며 김씨를 내보내고 싶어했으나 김씨가 정권 실세의 신망을 얻고 있던 터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신씨는 김씨가 자신도 도청하고 있다는 의심까지 했고, 김씨도 신씨가 자신을 쫓아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 2001년 11월 김씨가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옷을 벗으면서 이들의 국정원 인연은 끝났다.

신씨의 측근은 "두 사람은 척진 사이였다"고 말했다. 최근 김씨가 검찰에 구속되기 전 신씨에게 연락을 취한 데 대해서도 신씨는 '나를 끌고 들어가려고 한 짓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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