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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art] "선생님 말씀 이젠 잘 들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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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함백 마을 초등학교 학생들이 로또공익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에서 채혈검사를 받고 있다. 원주=김상선 기자

"최근 학교 옆 도로 공사 때문에 나는 소음으로 난청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참에 큰 대학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입니다."

강원도 정선군 '위 스타트 마을' 학부모들은 최근 3개월간 학교 인근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 때문에 걱정이 크다. 초등학교에서 불과 20m 떨어진 곳에서 '뚜드드''쿵쿵쿵'하는 공사 소음이 하루종일 울리기 때문이다. 법정 소음규제치인 70데시벨(db)에 거의 근접한 소음이라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이 아무리 소리를 높여 가르쳐도 학생들의 귀에는 들릴까 말까다. 일부 학생은 귀가 멍해 집에 가서도 TV방송 소리가 안 들린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상당수 가정이 어린이들을 병원에서 진료받게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큰 도시에 나가 진료받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모가 이혼한 뒤 조부모 밑에서 크고 있는 연이(초등 6.가명)양과 진이(초등 2.가명)군 남매도 그런 경우다. 연이는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수업을 듣기 어려웠다"며 "빨리 귀가 나아 수업 중에 선생님 말씀이 잘 들렸으면 좋겠다"고 주위에 하소연해 왔다.

이런 딱한 사정을 들은 로또공익재단이 위 스타트 정선 마을 어린이들의 '건강 수호천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위 스타트(We Start) 운동의 '건강지킴이 만들기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재단이 위 스타트 정선 마을 어린이 250명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7~11일 강원 원주시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에서 난청검사를 포함한 종합검진을 받았다. 위 스타트 함백 마을 운영센터 전영훈 사회복지사는 "학생들이 적절한 시점에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로또공익재단은 지난해 8월 전북 전주시를 시작으로 올 7월 전남 여수시까지 모두 12차례, 1억1300만원을 들여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던 어린이 2449명이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재단의 신은주 지원사업팀장은 "검진 결과 이상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재검은 물론 치료까지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17~18일 가천의과대 철원 길병원과 함께 위 스타트 철원 마을 어린이 250명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 위 스타트 운동은=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We)가 나서서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게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출발(Start)을 도와 가난 대물림을 끊어주자는 시민사회운동이다. 운동본부 측은 ▶위 스타트 마을 조성 ▶건강지킴이 만들기(진료 및 치료) ▶교육 출발선 만들기(학과 및 특기 교육) ▶후견인 맺어주기(1대1 결연을 통한 경제적.정신적 지원) ▶희망의 집 꾸미기(아동복지시설 환경 개선) 등 5대 핵심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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