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벤스가 그린 「한복입은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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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런던=이제훈특파원】17세기 플랑드르의 유명한 화가 「페터·파울·뤼벤스」(l577∼l640) 가 그린 소묘작품 『한복을 입은 남자』 (a man in korean costume) 가 29일 런던시내의 이름난 화랑 크리스티에서 소묘 그림으로서는 사상최고의 경매가격인 32만4천파운드 (3억9천만원) 에 팔렸다.
이 그림을 산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맬리부의 J폴 게티 박물관의「조지·골드너」관장이다. <관계기사 2면>「골드너」관장은 자신이 직접 현장에 가서 경매에 참여했는데, 개인 수집가들이 많이 나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아직 크기가 밝혀지지 않은 이 그림은「뤼벤스」의 초기 목탄화 작품으로 인물의 얼굴 살색에 약간의 홍조를 띠고 있는게 특징이다.
「뤼벤스」는 앤트워프에 있는 제수이트 교단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이때 제수이트 선교단의 일원으로 극동에 파견돼 한국이나 일본·중국등 다른 아시아국가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한국사람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이 그림을 그렸음에 틀림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수이트 교단은 당시 가장 활발한 선교활동을 벌였는데,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 힘을 쏟아 선교했다. 「뤼벤스」의 『한복을 입은 남자』는 1910년 독일에서 영국사람 「크리스터퍼·헤드」씨에 의해 영국으로 옮겨진 후 그의 부인에게 상속돼 그녀의 후손들이 보존해왔다. 【사진=AP전송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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