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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윙크'의 마술 … 리디아 고, 퍼팅 쏙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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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 골퍼들이 최근 그린 위에서 손가락을 활용해 퍼트 라인을 살피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띈다.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캘러웨이)가 대표적이다. 손가락을 쭉 뻗어 목표지점에 맞춘 뒤 한쪽 눈으로 라인을 읽는 모습이 사격을 할 때 목표물을 조준하는 것과 흡사하다.

 리디아 고는 손가락을 활용해 퍼트 라인을 읽는데 이는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Aimpoint express) 시스템으로 불린다. 영국 출신의 골프 교습가 마크 스위니가 2004년 ‘에임포인트’ 라는 이름의 퍼트라인 읽는 법을 체계화했다.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는 최신 버전이다. 이 방법을 사용한 애덤 스콧(35·호주)과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가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자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에임포인트 이론을 활용하기 위해선 먼저 양발로 그린의 경사를 감지해야 한다. 경사를 1~5 단계로 나눈다고 가정하면 경사 1단계는 손가락 한 개로 브레이크를 읽는 방식이다. 경사가 심하면 손가락 개수가 늘어나고 라인을 읽는 게 더 까다로워진다. 상체를 숙이지 않고 서서 손가락으로 간편하게 에임을 조정하면 된다. 손가락 안쪽을 홀 가운데로 맞추면 손가락 바깥쪽이 퍼트의 에임 포인트가 된다는 원리다. 손가락 개수가 많을수록 홀과 에임 포인트간 간격이 넓어지는 것이다. 리디아 고는 지난 22일 끝난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 당시 그린 굴곡이 심하자 손가락 다섯 개를 펴고 라인을 읽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초반 2개 대회에서 평균 퍼트 수 27.25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29.60개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에임포인트 이론이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퍼트를 할 때 잔디 종류와 빠르기, 거리감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에임포인트 이론이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다. 임경빈 J골프 해설위원은 “이론이 도움을 주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경우 퍼팅 스트로크가 전성기의 박인비처럼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퍼팅 향상의 지름길은 ‘연습 뿐’이라고 말한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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