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핸드볼·여자배구 패배의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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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자배구에 이은 남녀핸드볼의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예선탈락은 국내스포츠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경기수준문제만이 아니라 해외정보부족과 스포츠외교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당초 핸드볼협회는 중공과 일본의 실력을 과소평가, 여자팀의 LA올림픽출전을 기정사실화하고 남자팀의 출전여부에만 온신경을 집중했으나 의외로 복병 중공에 물려 믿었던 여자마저 탈락하는 불운을 초래했다.
중공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싸웠던 한국여자팀의 비디오테이프를 입수, 전력을 철저히 분석, 대비했으며 핸드볼의 강국인 유고·동독등에 전지훈련을 하는 한편 동구권의 유능한 코지를 초빙, 강화훈련을 쌓는등 l년이 넘도록 LA올림픽예선에 대비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대회의 주전선수를 그대로 보유, 그동안의 전적에 비추어 중공을 대단한 적수로 보지 않고 방심하다 1차전에서 의외로 물리는 바람에 큰 혼란을 일으켰으며 결국 중공에 LA행 티킷을 내주고 말았다.
더우기 협회의 임원들은 국제핸드볼연맹(IHF)의 규정이 바뀐 것도 모르고 2차전에서 중공에 26-23으로 승리하자 LA올림픽출전이 확정된 것으로 잘못알고 기뻐하는등 난센스를 빚기도했다.
이같은 해외정보부족은 핸드볼뿐 아니라 배구·축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배구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지역예선을 포기, 국제연맹은 지난해12월 바레인총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순에 따라 페루가 출전키로 결정을 한바있으나 협회는 아시아에서 1개국이 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기대를 걸고 있다가 뒤늦게 사실을 확인했다.
또 LA올림픽축구 아시아-오세아니아 1차예선전에서도 예선전의 엔트리가 22명인데도 불구, 본선엔트리인 17명으로 잘 못 알아 선수를 17명만 참가시킴으로써 선수기용폭이 좁아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밖에도 스포츠외교 부족으로 축구·배구·핸드볼예선전의 한국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보여 결국 적지에서 싸워야하는 큰 핸디캡을 감수해야만했다.
협회는 평소 국제연맹과 아시아지역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스포츠외교로 제3국 개최를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
일례로 핸드볼의 경우 홈팀 일본은 경기일정을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잡아놓았으며 참가국인 한국·중공·대만등에는 잇달아 경기를 하도록하는가하면 연습장마저 제공해 주지않는등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각협회는 86년 아시안게임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잦은 국제교류에 대비, 적극적인 스포츠외교를 펼쳐 다시는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임병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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