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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와 이승만대통령|프란체스카여사 비망록 33년만에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란체스카」여사가「올리버」박사에게 보낸 편지의 계속>
13일 상오9시에「노블」박사는 미국대사가 워싱턴으로부터 받은 전문을 가지고 왔는데 그것은 미국정책을 요약한 것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①유엔총회에서 6개국 공동결의안을 밀고 나갈것.
②동시에 미국은 아시아 13개국이 제출한 정전안을 유엔총회에서 원칙적으로 지지할 것. 그나라들이 중공에 요청하여 동의를 구하려는데 대해 반대하지 않음.
③이러한 조치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기본정책에 되도록 많은 지지를 얻기위한 것임.
④미국의 목표는 자유롭고 통일된 한국을 이룩하기 위한 것임.
⑤만약 명예로운 조건이 확보될수있다면 정전과 지금하고 있는 전투의 평화작인 해결이 바람직하다.
⑥미국과 영국은 중공을 승인하는데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한다. 그러나 쌍방은 한국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유화에 반대하는 것에는 완전히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양국은 한국과 호제·인지를 지지하는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양국은 일본과의 평화조약에 중공이 참여하는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⑦한국에서의 전투는 유엔의 행동에 따라야하며 또 한국사태의 해결은 유엔의 정책안에서 이룩되어야 한다.
⑧만약에 상기한 방침의 테두리안에서 평화적인 해결이 이룩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영국은 공산침략에 대항하여 한국에서의 전투를 지속할것이다.
⑨영국은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과 중공이 대만을 수중에 넣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미국과 의견을 같이하고있다.

<북경가는게 "유화정책">
이러는 동안 우리는(미국측의) 라디오가 미국인의 마음은 이 추위속에서 전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정전을 바라는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영국보다도 영련방 여러나라가 전투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인도를 통해 중공과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트루먼」대통령이 한국문제에 대해서 정직하다는 것을 믿고 있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국을 믿을수가 없고 또한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미 영국이 북경에 대표단을 보낼것을 제의한 사실을 보면 유엔군이 문제에 대해서 굴복하려 하는것 같습니다. 즉 북경이 그 대표단을 오라고 한것은 그들과 좀 말해보겠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니까요. 만약에 그들이 가서 미국과 한국을 모독하는 일만이 허용되었을때 도대체 그들이 소속한 유엔의 체면은 무어란말입니까?
만일 중공이 의향만 있다면 유엔측 제의에 따랐을 것입니다.
북경에 간다는 일자체가 이미 동양사람들의 눈에는 유화라고 보여집니다. 유화일뿐 아니라 벌써 저쪽에서는 첫라운드에서 이긴 것입니다.
우리는 네델란드대표「판·에드알드」남작을 경무대로 점심초대를 했었읍니다.
그는 대통령에게 한국의 앞날은 매우 암담하다고 하였읍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유엔군은 유럽의 군세를 강화하기 위해서 조만간에 한국으로부터 철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하였읍니다.
그의 견해로는 유엔군이 한국에서 방위할수 있는 곳은 남한 한모퉁이의 작은 지역-그것은 전보다 작은지역-밖에 되지못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단정부 망명론도 나와>
심지어는 한국정부가 망명해야 할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읍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약 10만명의 청년을 오끼나와나 일본에 철수시켜 공격대를 조직하기위해 훈련시키게 될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대통령만이 아시아에서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에 불을 켜주는 오직 하나의 불꽃이라고 굳게믿고있는 것입니다.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은 대체로 공산주의에 굴복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가 유럽 사람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믿는바는 잠시동안 아시아는 공산주의 세력앞에 포기될것이고 약6개월후에 모든 나라들이 소련과 싸울 준비를 갖추었을때에 다시 한국이 강대국들의 관심사가 될것이라는 것입니다.
「판·에드알드」남작은「굿펠로」대령(대통령의 친지로서 제2차 세계대전때 0SS에 지원한 한국청년들을 돌봐준 친한인사)의 친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는 미국 OSS(특무정보대)의 임무로 네덜란드장교들을 훈련시킨 사랍입니다. 그는 유럽제일주의자입니다.
대통령은 대담하기를『당신의 말이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공산주의자들은 6개월은 고사하고 3개월도 기다리지않을 것입니다. 만일 한국이 공산주의자들의 수중에 떨어진다면 동양에서의 이 철수행위는 그 심리적 영향이 전체 공산세력에 곧 파급할 것이고 일본이나 필리핀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인지나 그밖의 동양 각국도 그와같이 넘어갈것이 확실합니다』라고 하였답니다.
「에드알드」남작은 대통령의 의견에 동감하면서 대통령의 장래에대한 견해가 정확하며 다음에 올일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계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생각으로는 지금 유엔이 할수있는 일은 이 이상 없을것이라는 등의 말을했읍니다.
1950년 12월16일 토요일.
개성은 미국사람들에 의해 완전히 철수되었고 교량들은 남김없이 파괴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보고는 언제나 모든 전선은 아무이상이 없다는 것이며 춘천지역에서만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읍니다.
우리의 수도사단은 전선을 강화하기위해 부산으로부터 북상하고 있읍니다. 미해병대(약 2만1천명)는 부산에서 철도로 올라오고 있읍니다.
군대의 대부분은 서울주변에 집결하고 있습니다. 터키군과 미2사단도 있습니다. 대통령은 14일 목요일 하오2시 기진맥진해 있는 미2사단의 사령부를 방문하였읍니다.

<「킨」장군, 군사재판회부>
이 얘기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막인즉 사단작인「윌리엄·킨」장군은 중화기를 모두 잃어버린채 진지를 뻣긴 까닭에 미국으로 송환되어 군사재판에 회부될것이라고 합니다. 사실이야 어떻든 사단장은 다른 사람으로 바꿔었읍니다.
지난번 대통령이 마산에 주둔했던「킨」작전대를 방문했을때「킨」장군은 한국에 대해, 대단한 편견을 가지고 있더라고 대통령은 나에게 일러준 적이 있었읍니다.
미군은 우리 경무대직원의 가족들이 화물차로 부산과 대구로 피난하도록 준비를 하였읍니다.
직원들의 대부분은 가족과함께 보낼 친척들과 또 그 가족등이 있읍니다.
부산까지 가는데 3일이 걸립니다. 서울시민들이 서울을 떠나는데 대해 얼마나 비참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말해드리겠읍니다.
우리 경무대변호사인 임철호씨는 부친이 여러햇동안 중환에 걸려 병석에서 앓고있었는데 그는 병든 부친때문에 서울을 떠나지 못하겠다고 말했었읍니다. 그런데 며칠전에 그부친이 별세했다는 보고를 받고 우리는 무척 가슴이 아팠읍니다. 왜냐하면 그병든 부친은 효성스런 아들과 그의 가족이 서울에 남아 공산군에 당할일을 두려워한 나머지 아무도 몰래 독약을 먹고 자결하였답니다.
늙은 아버지는 그의 아들과 자손들이 자유를 찾아 피난하도록 하기위해서 자손 몰래 자기목숨을 스스로 끊은것입니다.
호주대표인「프림솔」경을 우리는 점심에 초청하였습니다.
「프림솔」경은 매우 정직하고 동정적인 분입니다.
오늘 새벽부터 눈이 많이 왔읍다. 비행기가 뜰 수 없는 기후입니다. 점심때가 지난후 눈은 멈추었지만 지금 강풍이 불고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육군을 공중지원할수 있는 좋은 기후가 필요합니다.
나는 지금 짐을 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도무지 모든 일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다짐을 받았는데 ㅠ지금은 그런말을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제일 먼저 남하하고 있습니다.
소련은 공공연하게 미국을 쑥밭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휴젖과 평화를 논할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은 모든 미국사람들이 매국적인 유화정책에 반대하여 일어날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입장에 처해 있는지를 귀하는 잘 아실 것입니다.
중간노선이란 있을수 없습니다.
적의 비행기가 금성까지 오기 때문에 서북항공회사는 서울행 비행을 중지하였습니다.
부산까지의 비앵도 언제까지나 할수있을는지 모르지요.
이곳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마지막 비행기는 지금 곧 떠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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