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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 천국' … 2005 대한민국 일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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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관람객들이 컴퓨터 반주기에 맞춰 즐겁게 드럼을 치고 있다.

게임쇼의 꽃인 캐릭터 걸이 슈팅게임 주인공으로 분장했다.

외국인 바이어들이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교련복을 입은 홍보맨이 구세대 게임인 '겔러그'를 홍보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경기도 일산 신도시는 지금 '게임 천국'이다. 자유로 옆에 자리 잡은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는 10일 1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 개막한 '지스타(G★)'를 보기 위해서다. 지스타는 국내에선 처음 열린 국제 게임전시회. 1만 평 규모의 전시홀엔 잔뜩 흐린 바깥 날씨와는 달리 별천지가 펼쳐졌다. 150여 업체가 중세 성처럼, 우주선처럼, 혹은 동화 속 궁전처럼 전시관을 꾸몄다. 전시장 곳곳의 대형 스크린에선 형형색색의 조명과 귀를 찢는 음향, 쉴 새 없이 바뀌는 화면이 순식간에 게임과 현실을 섞어 놓는다.

"천국이 따로 없다"며 펄펄 뛰는 아이들, 부모 몰래 온 듯 책가방을 옆에 놓고 게임에 몰두하는 중.고생들 사이에 타임머신을 구경하는 것 같은 표정의 할아버지들도 눈에 띈다. 스타크래프트와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빌 로퍼나 김학규씨 같은 세계적인 스타 개발자들이 나선 2층 강연장엔 수백 명이 들어차 발디딜 틈도 없다. 40여 개의 미팅룸에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국산 온라인게임을 사려는 400여 명의 해외 바이어와 국내 업체 간 협상 열기가 뜨겁다. 주말까지 나흘간 이어질 이 게임쇼엔 줄잡아 10만 명 이상이 찾을 전망이다.

#지스타는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게임 한국'을 위해 20억원을 들여 마련했다.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TG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우뚝 세우는 게 목표다.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모바일게임 분야의 국산 신작들이 대거 발표된다. ▶간편하고(Casual)▶값이 싸며(Cheap)▶온.오프를 융합(Convergence)한 제품 등 '3C'가 지스타의 키워드다.

세계 게임시장은 지난해 말 현재 562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이 시장은 세계적인 게임쇼를 개최하는 미국.일본 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중국이나 독일.영국 등이 잇따라 게임쇼를 열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영만 게임산업협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규모 면에서 이미 도쿄게임쇼를 능가했다"며 "세계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은 이제 어린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20대는 90%, 30대도 70%가량이 게임을 즐긴다. 문제는 게임이 갖고 있는 중독성이다. 게임쇼에서 만난 라프코스터 소니엔터테인먼트 이사는 "게임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 인식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똑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게임산업을 키우고 건전한 게임 문화도 정착시키는 것. 그것이 오늘 '게임 한국'의 과제다.

일산=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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