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담사님 아내와 싸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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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금융회사 투자 상담사들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0일 투자상담사들이 금전적 이익을 극대화해주는 전통 역할을 넘어 부부간 갈등을 풀어주고, 고객의 가족들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해주는 '인생 상담사'로 거듭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유형의 금융 상담사들은 구체적인 자산 운용보다 고객의 심리적 갈등이나 집안 문제 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워싱턴 DC에 사는 변호사 톰 다우델(45)은 최근 자녀 옷과 자동차 구입 등을 놓고 아내와 이견이 심해지자 평소 거래하던 금융회사의 상담사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이런 일은 더 이상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몇몇 금융회사들은 아예 직원들에게 이런 역할을 강조하기도 한다. 와코비아증권의 경우 고객이 자신의 인생 목적을 설정하고 진척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을 상담사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어메리프라이즈 금융은 투자 가능 자산이 10만~100만 달러인 중상류층 고객을 대할 때 상담사들이 '인생 설계 기법'을 쓰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담사들은 단순 투자뿐 아니라 인생의 꿈과 희망을 놓고 고객과 대화하게 된다.

시티그룹의 증권 부문 자회사인 스미스 바니의 상담사 폴러 페인버그는 "(미국 ABC 방송의 앵커 겸 토크쇼 진행자) 바버라 월터스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생 상담 서비스에 붙은 추가 비용은 없다. 입소문이 나면 더 많은 고객이 돈을 들고 몰려들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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