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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구례 현천마을] 봄이 마중 나오는 산수유꽃 구경 가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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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이 만발한 전남 구례군 현천마을.

매화와 산수유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순서는 매화가 먼저다. 매화는 쌀쌀함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에 피고 산수유는 그보다 약간 더 봄기운이 감돌아야 봉우리를 틔운다. 해서 어떤 이는 산수유가 진정한 봄의 전령이라 말한다.

산수유꽃

산수유는 언뜻 보면 개나리와 비슷하다. 꽃의 색깔도, 갈색 나뭇가지에 붙어 꽃을 피우는 것도 비슷하다. 하나 나무의 키가 산수유가 더 클 뿐더러 꽃 모양도 확연히 다르다. 산수유는 꽃송이가 매우 잘다. 노란 겉 꽃잎이 벌어지면 그 안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속 꽃잎 수십 장이 일제히 열린다.

꽃송이 하나만 놓고 보면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수천 그루가 무더기로 피어 꽃무리를 지으면 그 어떤 꽃보다도 화려하게 빛난다. 산수유가 개화하는 3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몸살을 앓는 동네가 있다. 전남 구례에 있는 산동면 일대다. 지리산 밑에 있는 산동면에는 산수유로 유명한 마을이 오밀조밀 붙어있다. ‘산동’이라는 지명도 산수유와 관련이 있다. 1000년 전 중국 산둥성(山東省)에서 한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 묘목을 심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수유는 산동면에 있는 작은 마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가장 유명한 곳은 지리산 온천단지 가장 안쪽에 위치한 상위마을이다. 상위마을에서는 매년 봄마다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지리산온천 단지 초입부터 마을까지 이어지는 4㎞의 진입로가 자동차와 관광버스로 가득 차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 차를 온천단지 초입에 두고 걸어서 마을까지 가는 사람도 숱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 시간쯤 걷다 보면 마을에 도착한다.

상위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현천마을은 숨은 산수유 명소다. 마을 규모가 상위마을보다 작다뿐이지 산수유가 만발한 마을 정취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상위마을보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아 호젓한 분위기에서 꽃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산골짜기에 조용히 숨어 지내던 작은 마을이 이때만큼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산수유꽃이 뭉쳐 내뿜는 환한 기운이 소담한 초가집과 샛길 등 마을 전체를 휘감고 환한 빛을 낸다. 마을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꽃이 만개해 노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마을 전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을 초입에 있는 작은 호수도 이 마을의 명소다. 호수 주변에 산수유나무를 심고 데크로드를 만들었다. 잔잔한 호수와 산수유꽃, 고즈넉한 돌담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행박사(tourbaksa.com)가 구례 현천마을로 산수유꽃을 보러 가는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출발일은 3월 21·22·28·29일이고 가격은 1인 3만9000원이다. 왕복 교통비와 점심식사가 포함됐다. 현천마을과 더불어 지리산 육모정과 구룡계곡 자연탐방로도 둘러본다. 070-7017-2102.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여행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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