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완벽함 추구하는 '플랜맨'…타인과 나에게 스트레스만 줄뿐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진 영화 `플랜맨` 스틸 컷

 
정재영 한지민 주연의 영화 ′플랜맨′이 설날 아침 가족영화로 브라운관을 달구고 있다.

영화 ′플랜맨′은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알람을 맞추며 계획대로만 움직이는 ′플랜맨 정석(정재영)‘이 자신과는 완전히 반대인 소정(한지민)을 만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플랜맨’으로 설정이 잡힌 정석(정재영)은 침대에 누울 때도 머리에 하얀 위생용 모자를 쓴다. 물론 하얀 침대 위 하얀 침구류는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각이 잡혀 있다. 정석(정재영)의 ‘플랜맨’으로서의 생활은 빈틈없는 시간 운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편의점에 들러 삼각 김밥을 사고(김밥을 사기전에 김밥들 줄 먼저 맞춘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거나 순서가 맞지 않는 것은 참지 못하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남자 ‘플랜맨’이다.

정석(정재영)의 직업은 도서관 사서. ‘플랜맨’다운 선택이다. 정석은 직장에서도 손에 뭐라도 묻을까 목장갑에 비닐장갑까지 낀 채로 책을 정리 정돈하고 핀셋으로 꼼꼼하게 일련번호를 붙인다.

정석(정재영)은 스스로 자신이 “부지런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깔끔하지 못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그의 앞에서 재채기라고 할라치면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탈취제거제를 뿌리고 타인과 접촉이 있으면, 늘 주머니에서 소독제를 꺼내 소독을 한다.

영화 제목에서도 암시하듯 ′플랜맨′은 늘 계획적이고 정리정돈에 집착하고 완벽주의와 융통성 없고 정서적, 대인관계 등의 통제 등에 매달리는 ‘강박성 성격장애’를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영화 ′플랜맨′의 정석(정재영)은 정리정돈, 규칙, 완벽함을 추구하는데 이로 인한 대가는 생산성을 잃는다는 것과 무엇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친구도 없고 그의 주변 동료들과도 거의 교감이 없다. 연애도 해본 적이 없다. 좋아하는 여인이 생긴 이후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하며, 자신에 대해 묻지만, 사람들은 그냥 건성으로 대답할 뿐 그에게 어떠한 관심도 보여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일과 자신의 규칙에만 지나치게 몰두한 결과 그의 주변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된 것이다.

강박성 성격장애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이렇게 불필요하게 완벽주의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플랜맨’의 정석 같은 캐릭터는 결코 사랑받지 못한다. 하지만 조금만 자신으로부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자신과 주변인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 세상에 영화 속 ‘플랜맨’처럼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