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금성탐사선 9일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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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ESA)의 금성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호가 9일 오전 6시33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다고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비너스 익스프레스는 약 다섯 달 후인 2006년 4월 금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유럽의 금성 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너스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6일 러시아의 소유즈-프레갓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사 닷새 전 로켓 상단부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 바람에 발사가 연기됐다.

비너스 익스프레스의 주된 임무는 금성의 극심한 온실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대기 자료를 모으는 것이다. 금성은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인 두꺼운 대기층이 있어 지표면 평균 온도가 476도로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우며, 지표면 기압도 지구의 90배에 달한다.

과학자들은 수집된 자료를 통해 크기나 부피 등 여러 면에서 지구와 유사한 금성이 어떻게 오늘날 판이한 모습이 됐는지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런던 임페리얼대 크리스 카 교수는 "지구는 과거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늘어나고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등 갈수록 금성의 특징을 닮아가고 있다"며 "금성의 현 상태를 연구하면 앞으로 온난화가 지구에 미칠 영향에 관한 단서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성의 기온이 낮아질 경우 생물체가 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ESA는 과거 여러 차례 금성 탐사에 도전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인류의 금성 탐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90년 발사했던 마젤란호였다. 비너스 익스프레스는 2003년 6월 발사한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의 설계를 응용해 제작됐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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