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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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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에서 최상궁 역을 맡았던 견미리(무대 앞 앉은 사람)가 5일 중국 광저우 쇼핑몰에 마련된 대장금 홍보 페스티벌 무대에서 중국 어린이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고 있다. 광저우=최형규 특파원

5일 정오(현지시간). 중국 광저우(廣州)시 최대 쇼핑몰인 정자(正佳) 광장 4층에 마련된 '대장금 홍보 페스티벌'무대. 장중한 북소리와 청아한 장고 소리가 5만여 평의 쇼핑몰에 울려퍼졌다. 무대 주변은 이미 1000여 명의 관람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무대가 잘 내려다보이는 5.6층 난간에 몰려든 수많은 쇼핑객 사이에선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한창이었다. 행사 시작 2시간 전 모습이다. 이날 무대는 당초 실외 행사로 계획됐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을 우려한 중국 공안 당국의 결정으로 실내 행사로 변경됐다.

오후 2시 한국 민속공연단 두드락의 북소리와 함께 행사가 시작됐다. 3000여 명으로 불어난 관람객이 4.5.6층 쇼핑몰 복도를 가득 채웠다.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하는 최상궁(견미리)과 감찰내시(이경원).소장금(조정은.10)이 무대에 나타났다. 광둥(廣東) 지역 30여 언론사의 100여 취재진이 기다렸다는 듯 무대로 몰려들어 행사 진행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광둥TV의 연예 담당 기자인 우샤오량(吳曉)은 "10여 년 동안 연예계를 취재했지만 이렇게 많은 취재진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특히 꼬마 장금이 조양의 인기는 대단했다. 한 70대 할아버지는 손녀의 소원이라며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조양의 사진을 들고 와 사인을 부탁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조양 앞에 500여 명이 줄을 섰지만 주최 측인 한국관광공사는 조양의 안전을 배려해 50여 명으로 제한했다.

대장금 방영 이후 한국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궈타이(國泰)여행사의 해리 쾅 사장은 "지난해 초까지 한국을 여행한 중국인들은 먹을 게 없다고 불평했지만 대장금 방영 이후에는 '개성 있는 음식'이라고 칭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 최대 여행사인 광즈(廣之)국제여행사 류타오(劉韜) 한국 담당 사장은 "지난해 5000여 명을 한국에 보냈는데 올해는 대장금 덕에 6000여 명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대장금이 방영된 9월 한달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만43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가 늘었다.

광저우=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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