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련의 트렌드 파일] 로봇과 인간의 연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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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환경 아래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새로운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로봇이다. 즉 기존의 컴퓨터가 인식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였다면 로봇은 실제로 인식과 정보를 이용해 적합한 행동까지 함으로써 사람들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주인이 원격 조종으로 로봇에 어떤 역할을 주문하면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것이다.

일본 오사카 대학에서 만들어진 미인 로봇은 실제로 거의 사람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3개국어에 능통하며 미소를 지으며 안내데스크 업무를 한다. 이러한 로봇을 안드로이드 로봇이라고 하는데 아름다운 외모에 촉감도 사람과 유사한 미인 로봇이 안내하면 사랑의 감성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미인 로봇을 만나고 싶어서 오는 단골 손님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일본의 옴론에서 로봇 애완 고양이(Catbot)를 출시했는데 보고 듣고 주위 사람의 행동까지 감지하는 능력이 있는 이 고양이는 외관도 거의 일반 고양이랑 유사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가사일을 도와주는 로봇이 인간의 감성을 감지하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내용의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바이센테니얼맨(Bicentennial Man)'처럼 앞으로 로봇과 인간 사이에 애정 관계가 형성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항상 외로움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그래서 사랑을 갈구하고 친구를 만들고 애완동물에게 정을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로봇이 그러한 외로움을 달래주고 좋은 친구가 돼 준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가치를 지불하려고 할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개발된 토로스(THOLOS)시스템은 대형 파노라마 스크린 화면을 통해 모르는 다른 도시의 사람들과 만나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인데 빈.런던.파리 등 여러 도시에 건설될 예정이다.

로봇이 거의 인간과 유사한 개념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동반자로 부각되고 화상 강의, 화상 상봉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물리적 장벽을 넘어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공 포인트는 즐거운 만남이든, 필요한 만남이든 일상 생활에서 서로 이득이 되도록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첨단기술에 의해 새롭게 형성되는 인간관계의 변화는 앞으로 소비자의 생활양식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새로운 이슈와 뉴스를 제공할 것이다.

김해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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