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1만6천원 전기공에 노벨평화상이 결정 되던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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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3년도 노벨평화상이 「바웬사」 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폴란드 국민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된 5일 약1천명의 지지자들이 「바웬사」의 집주위에 몰려들어 꽃세례를 퍼부었다. 「바웬사」는 환호하는 군중에게 어떠한 상이나 투옥도 자신의 자유노조에대한 이상을 바꾸어놓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친구들과 어울려 온종일 버섯따기 여행을 즐기던 「바웬사」가 자동차로 그다니스크의 자택으로 돌아온 순간 군중들은 그를 향해 꽃다발을 던졌다.
두 어린 자녀의 손목을 꼭쥐고 있던 한 어머니는「바웬사에게 『만세,만세!「레셰크」( 「바웬사」의 애칭)는 충분히 노벨상을 받을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 상을 작년에 받았어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순간 「바웬사」의 집주위에 몰린 군중들은 폴란드 국가를 합창했다.
이보다 앞서 수상소식을 전화로 처음 전해들은 그의 부인은 『오 하느님, 정말 대단히 대단히 기쁩니다』고 소리쳤다.
부인은 또 「바웬사」의 수상이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당국이 귀국길을 막을까 보아 오는 12월있을 평화상 시상식에 부인 「다누타」 여사를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던 「바웬사」는 5일 저녁늦게 마음을 돌려 직접 참석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며 「바웬사」는 80년이후 그의 활동을 도와준 자유노조의 고문및 보좌관들과 의논할 뜻을 비쳤다.
현재 월급 2백70달러(21만6천원)를 받으며 레닌조선소 전기공으로 일하고있는 「바웬사」 는 수상식전에 참석하려 할 경우 당국은 물론 직장에서도 허가를 얻어야한다.
○…일본산께이(산경)신문은 「바웬사」의 평화상 수상 배경에는 KAL기 사건도 큰몫을 했을것이라고 분석.
이 신문은 소련권의 자유 억압체제에 숨통을 터주려고 노력해온 서방국가들의 여론을 참작, 2백69명의 인명을 희생시킨 소련의 KAL기 격추사건을 계기로 인명존중의 관념을 불러일으키기위해 「바웬사」에 대한 수상을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외신종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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