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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고지기 한광상, 올들어 9회 수행 … 최측근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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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광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지난해 65회(전체 2위) 수행한 사람. 11일 김 제1위원장의 원산시 육아원 공사 현장을 수행하며 올해 벌써 아홉 번째 공식 수행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광상(57)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이다. 올 들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8회) 노동당 부부장보다 한 차례 더 수행길에 올랐다. 북한의 2인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지난해 수행 1위·126회)이다. 우리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장 겸 국가안보실장 격이다.

한광상은 ‘집사’쯤 된다는 평가다. 노동당 자금을 총괄하고 김정은의 금고지기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돈을 책임지고 있기에 대부분의 행사에 동행한다. 김정은이 일선 부대를 시찰하다 “병사들 밥이 부실하다”고 말하면 그가 메모하곤 당의 자금으로 집행하는 식이다. 보육원부터 건설 현장·어업지도소·군부대 시찰까지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이유다.

 한광상이 맡고 있는 재정경리부는 노동당 계획재정부, 39호실과 함께 북한 3대 핵심 경제기관이다. 당의 자금 및 재산 관리뿐 아니라 노동당 간부와 직원들의 후생도 전담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산시 육아원 건설 현장 현지지도(11일 보도)를 수행 중인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왼쪽 첫째). [노동신문]

비자금 조성 및 외화 조달이라는 핵심 임무가 39호실로 많이 이전됐지만 여전히 재정경리부 산하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2000년대 중반 ‘수퍼노트(위조지폐)’의 경우도 39호실이 기획하고 재정경리부 산하 인쇄공장에서 만들어졌다. 2010·2013년 미국과 일본이 노동당 39호실을 대북 제재 목록에 올리면서 그의 역할은 더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김일성고급당학교를 졸업한 한광상을 예전부터 주목해 왔다. 2013년 11월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 직전 백두산 ‘삼지연’ 별장을 방문할 때 같이 간 8인방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지난해 40일간 잠행 끝에 처음 등장한 공군부대 전투비행 훈련 현장에도 한광상의 모습이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한광상은 이른바 ‘백두혈통’과 연계된 빨치산 가문 출신이 아닌 ‘테크노크라트(전문기술관료)’로, 나이도 아직 50대라 상당 기간 북한의 경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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