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교육 시스템]중등학교 갈 때도 치열한 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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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학제는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5년, 대학예비과정 1~2년, 대학교 3~4년으로 돼있다. 중등학교(Form 1~5)는 한국의 중·고등학교를 합쳐놓은 형태로 초급과정 3년과 상급과정 2년으로 나뉜다.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건 공립 초등학교 6년과 공립 중등학교의 초급과정 3년까지 만이다. 외국인 자녀가 공립학교에 다니려면 부모가 취업비자가 있어야 한다. 이때도 학비는 무료지만 현지인과 달리 연 120링깃(한화 3만 6000원)을 교육청에 납부해야 하고, 교재비도 별도로 든다.

공립 초등학교는 다시 말레이계·중국계·인도계로 구분한다. 집에서 근거리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한국과 달리 말레이시아에서는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곳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원하는 곳에 무조건 입학이 가능한 건 아니다. 보통 1~3지망까지 희망학교를 적어 교육청에 제출하면 그 중 한 곳을 배정받는다. 한국의 고교 선택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학생이 원하는 모든 학교에 자리가 없을 때는 희망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를 강제 배정받는다.

중등학교에 진학할 때부터는 입시가 시작되는 것도 특징이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국가시험인 성취평가시험(UPSR)을 치르는데, 이 시험 성적에 따라 중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영어·말레이시아어·수학·과학 등을 본다. 대학 진학률이 놓은 명문 중등학교에 들어가려면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 결과에 따라 초등학교 순위도 알 수 있어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영향을 끼친다.

공립 중등학교는 초등학교와 달리 말레이계밖에 없다. 대부분 수업이 말레이시아어로 이뤄져 중국계·인도계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수업을 따라가기 버거울 수 있다. 중등학교를 중국계나 인도계로 다니려면 공립이 아니라 사립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학교 별로 따로 시험을 치러 합격해야 한다. 공립에 비해 학비가 비싸지만 교사의 질이나 시설 수준이 높은 편이다. 최근 한국인 학부모들은 초등학교까지 공립학교를 보내다가 중학교 때 국제학교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중등학교를 마친 후에는 대학입학자격시험(SPM)을 치르고 일정 수준 이상이 성적이 나오면 대학예비과정(Form6)에 진학할 수 있다. 1~2년간의 대학예비과정 후에는 영국의 A레벨에 해당하는 대학입학시험(STPM)을 통과한 후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이나 말레이시아 내에 있는 외국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A레벨은 영국에서 실시하는 대학입학시험이다. STPM에서우수한 성적을 받으면 영국의 대학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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