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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일 등 풍년…값도 내림세|농·축·수산물 작황으로 본 올가을 식탁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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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을시장에 햇곡과 햇과일이 풍성하다. 올해는 잔서가 유난히 길게 끌기도 했지만, 추석을 지나면서 선선해져 입맛도 되살아나고 있다.
햅쌀·과일·채소 등 농산물과 멀리 바다에서 잡혀 새벽수산시장에 부려지는 수산물 등의 어황을 살피면서 가을식탁사정을 점검해본다.

<곡물>
올해 쌀농사는 상당한 증수가 예상되고 있다. 재배면적이 1백21만9천정보로 작년보다 4%정도 는데다, 강우량과 일조량 등 기상조건이 벼생육에 아주 좋았다는 것. 문제는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작년보다 2, 3배나 피해발생을 내고있는 벼멸구다. 멸구피해는 전남지방 등 남·서해안이 특히 극성스럽다.
다행히 태풍피해는 없어 당국은 수확량이 목표량 3천8백만섬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묵은 쌀이 사라지면서 햅쌀반입이 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추석전 하루 3백가마정도 들어오던 햅쌀이 이번주들어 반입량이 늘기 시작, 이달말께면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된다. 양질에 따라 가격은 80㎏한가마 6만3천∼6만8천원선.
작황호조에 당국도 수매가격을 동결할 방침으로 있어 올해 쌀값걱정은 안해도 좋을 듯. 햅쌀도 본격적으로 반입되면 현재 재래미 가격인 가마당 6만3천원(상품)선을 유지할 것으로 상인들은 보고있다.

<채소·과일>
요즈음 출하되는 배추는 주로 고냉지산인 여름배추로 강원·전북·경북 등 해발6백m이상 고지대에서 생산된 것이다.
고냉지채소는 초기에 가뭄으로 걱정을 했으나 이후 비가 많아 생산이 순조로왔다.
한편 김장채소는 배추 2백60만t, 무우 1백64만t으로 이미 생산계획면적에 파종이 끝났다.
작년에는 무 등이 생산과잉돼 올해 계획량을 7∼8% 줄여잡았으나 기상이변이 없는한 계획생산되면 수급은 지장없다는 당국의 말이다. 배추는 현재 도매 ㎏당 중품 l백20원, 무우 ㎏당 70원으로 추석이전과 별 변동이 없다.
양념류인 고추는 작년보다 32%가 는 1백71만t이, 마늘은 19%가 는 2백20만t이 생산됐다. 김장철에 대비해 가정에서 지금부터 고추·마늘을 장만할때이나, 공급이 워낙 늘어 값이 말이 아니다. 고추는 재래종 한초가 6백g 한근에 l천1백∼1천4백원, 개량종 6백∼8백원으로 작년보다 6백∼7백원이 떨어진 시세.
마른 마늘은 도매시세 1㎏에 9백∼l천2백원으로 작년의 반값에 머물러있다. 사과·배 등 과일도 올해는 풍작이다. 개화기에 날씨도 좋았고 일조시간도 길어 단맛도 훨씬 배어있다. 사과는 한달여전부터 스타킹·골덴·아오리 등이 선보이기 시작, 중품 15㎏ 한상자에 골덴 5천원, 스타킹 7천원, 아오리 1만6천원. 배는 장십랑·팔운 등 조생종이 주로 나와있는데 장십랑 15㎏ 한상자에 5천5백원 안팎.
사과·배는 풍작으로 작년보다 상자당 l천∼2천원이 빠져있다.
겨울과일인 감귤은 아직 시장에 초출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감귤도 작년보다는 10%가량이 늘어난 30만7천t정도의 수확이 예상되고 있다.

<축산물>
중추절을 고비로 소·돼지고기값은 약간 내림세다. 쇠고기 6백g 한근에 5천원, 돼지고기 2천원으로 l백∼2백원씩 떨어졌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나는 육류소비에 비해 쇠고기선호의 소비패턴은 변하지않아 육류파동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1년에 약70만마리의 소가 소비되고 이를 위해선 1백90만∼2백만마리의 소사육이 유지돼야하나 현재 소사육수는 도입육우까지 합쳐 l백75만마리. 지난 추석수요로 하루 3천마리분의 수입육을 풀어 메웠다.
돼지도 현재 사육마릿수 3백20만마리로 지난 79년6월 파동당시를 웃도는 숫자. 다행히 돼지고기는 올해 수요가 여름철인 6∼8월 하루 4천마리 이상으로 작년보다 60%이상 늘고있으나 그래도 공급과잉상태는 여전하다. 특히 돼지는 지난봄 어미돼지수의 증가로 이들이 새끼를 낳는 12월에는 3백80만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가격폭락과 함께 한차례 돼지파동이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수산물>
가을철 성어기에 접어든 명태·게 등이 대량 입하되고 있다.
대체로 10월들어 본격적 어획이 시작되는 명태는 울릉도근해의 한류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2주가량 앞당겨 성어기를 맞았다. 게도 6, 7월의 어족보호기간이 끝나 지난달말부터 이달말까지 약 한달사이에 충남대천·서산앞바다에서 집중적으로 어장이 형성되고 있다.
반면 가을로 들어서면서 거래량이 늘고있는 오징어는 동해안일대에 형성된 냉수대로 어획고가 크게 감소,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출하량이 절반정도 줄었다. 따라서 값도 작년에 비해 20%정도 올라 1㎏에 2천2백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수산물시세는 추석을 고비로 약간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제수용으로 추석직전 값이 많이 뛰있던 조기는 1㎏ 3천3백원에서 뚝 떨어져 2천6백60원에 거래되고 갈치도 1㎏ 8백77원에서 7백22원으로 내렸으며 생태도 상품이 1㎏ 5백50원에서 4백16원으로 내렸다. <장성효·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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