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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미 문화원사제 폭탄 터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2일 하오 9시36분쯤 대구시 삼덕동2함 44의1 대구미문화원 정문현관에서 시한폭탄으로 보이는 사제 폭발물이 터져 영남고교 1년 허병철군(17)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문화원경비원 김성남씨(40), 삼덕파출소 김철호순경(27), 행인 박세경(38·여·의사·대구시 만촌동 1032의22)·김옥유(28·여·경기도 시여군 의왕읍 포이동 포일아파트 21호)·정상수(41·택시운전사)씨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미문화원건물(5층) 1층 정문현관과 도서관이 크게 부서지고 이웃 한국은행 대구지점·대구시교육회건물앞면과 경북대의대부속병원 수위실유리창 등 3백여장이 깨졌다.
경찰은 폭발물이 전지로 시한장치를 한 사제폭탄으로 추정,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화약혼과 뇌관조각 등을 전문기관에 감정을 맡기는 한편 군관계기관과 함께 폭발물의 출처와 정확한 사고경위를 캐고있다.

<신고>
사고현장에서 1백m 떨어진 대구시경정문보초인 김도현상경(23)에 따르면 폭발 11분전인 하오 9시25분쯤 폭사한 허병철군이 찾아와 『미문화원정문현관앞에 어깨멜빵이 있는 감색가방2개가 놓여져있어 그중 l개를 가져왔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김상경은 중부경찰서 삼덕파출소에 습득물을 처리하도록 전화로 연락했으며 삼덕파출소 김순경은 시경정문에서 허군으로부터 가방을 인계받은 뒤 『미문화원앞에 가면 이 가방보다 더 큰 것이 또 하나 있다』는 허군의 말에 따라 문화원앞으로 갔다.

<폭발>
김순경이 허군으로부터 받은 가방을 자전거뒤에 싣고 문화원앞에 도착한 순간 『쾅』하는 폭음과 함께 미문화원 도서관 출입구앞 오른쪽화단에 놓여있던 폭발물이 터졌다.
폭발물이 터지면서 허군은 그자리에서 숨지고 김순경은 파편이 두눈에 박혀 경북대의대 부속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화학류 취급전문가들은 현장에 남아있는 폭발물이 전지장치를 하여 폭발하게끔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제폭탄으로 보고 있다.
이 폭발물 크기는 두께 4㎝, 길이 가로·세로 모두 26㎝로 1.5V짜리 건전지 2개가 뇌관과 연결하게끔 전선장치가 되어있고 시한장치인 흰색버튼이 붙어있었다.
군부대 탄약기능시험관인 박모씨(45)는 『이정도의 폭발물은 상당한 기술을 갖춘 곳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내부에 전지장치가 돼있어 시한폭탄으로 사용할수 있으며 외부에 또다른 뇌관을 사용할수 있는 구멍이 뚫려있다』고 했다.

<폭발물처리>
한·미폭발물처리작업반은 이날 상오 11시20분쯤 현장에 남아있던 폭발물을 폭발시켰다.
작업반은 현장 반경 5백m이내에 차량과 행인의 통행을 차단한뒤 폭발물에 두가닥전선을 연결, 미문화원건물뒤편까지 선을 끌고가 합선시켜 폭발물을 처리했다.

<허군주변>
허군은 경북 경산군 하양읍 부호2동 377에서 허성정씨(43)와 보필위씨(43)와 사이의 1남1녀중 장남으로 태어나 대구남산국교와 경운중을 거쳐 지난 3월 영남고에 진학했다.
허군은 어머니 보씨가 5년전 아버지와 별거. 어머니와 함께 대구시 남산동 단칸셋방에서 누이동생(14)과 함께 살고있다.

<대구미문화원>
경북교육회관 건물(5층)의 북쪽으로 돌출돼 있는 3층 중 1, 2층 1백72평을 미문화원측이 65년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연임대료는 7백92만원.
이중 1층은 도서실로, 2층은 사무실과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폭발소식을 듣고 이날 하오 10시40분쯤 현장에 나온 문화원장 「모건·S·테일러」씨는 현장을 유심히 살펴보고 문화원직원들과 건물파손상태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뿐 일체의 논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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