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함, 「블랙박스」 곧 인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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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9월1일 새벽 소련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해 모네론섬(소련령)부근의 공해상공에서 공중폭발된 대한항공(KAL)기의 피격당시 진상을 밝혀줄 것으로 보이는 KAL기 블랙박스가 미군함에 의해 빠르면 23일, 늦어도 24일중으로 인양될것으로 보인다고 정부소식통이 22일하오 밝혔다. <관계기사3면>
정부소식통은 KAL기 피격조사에 필요한 블랙박스를 포함한 이 피격기의 중요한 부분이 회수될경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특별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를 우리 정부대표가 인양즉시 ICAO측에 전달할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사건에 대한 ICAO측의 진상조사가 급속히 이뤄질것으로 보고 그에따른 대응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단 ICAO측의 진상조사 중간결과 보고가 나오는 10월16일까지는 정부의 대응책을 유보하되 중간보고이후 그에따른 소련의 책임을 지도록하는 외교적 방안에 관해 미일등 우방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고해역 부근에서 수색작업중인 미군함에 의한 블랙박스의 인양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미국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받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이 미군함에 우리대표가 동승하고 있으며 블랙박스가 인양될 경우 이를 ICAO측에 인도키로하고 ICAO대표2명을 급파해주도록 요청, 현재 ICAO대표가 이 군함으로 오고있는 중이라고 말해 사실상 블랙박스가 인양된 것이나 진배없음을 시사했다.
이범석외무장관은 이와관련해 22일하오 「워커」주한미대사, 「마에다」주한일본대사를 외무부로 초치, 이같은 사실에대해 우리정부가 취할 조치와 발표문제를 협의한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16일의 ICAO특별이사회 결의에 따라 KAL기 피격사건조사에 필요한 자료와 물품을 ICAO측에 제공할것이며 소련및 여타국가들도 ICAO조사에 대한 이와같은 우리의 협조에 적극 호응해줄것을 촉구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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