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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정 내년에 「국산 1호」 나온다|KAL기 사건 계기로 본 잠수정의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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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피격 격추된 KAL기의 블랙박스를 찾기 위해 소련이 사고해역에 잠수정을 투입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라도 내년에 최초로 잠수정을 만들어 해저탐사 등 해양조사연구에 종합적으로 활용할 계획임이 밝혀졌다.
과학기술처는 올해부터 85년까지 l5억원을 들여 해양탐사용 잠수정의 건조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해양연구소 (소장 허형택)가 기초연구를 끝냄으로써 올해 말부터 한국기계연구소 (소장 이해)에서 본격적인 잠수정건조에 들어가게 된 것.
이 국산1호 잠수정이 완성되면 우리 나라는 세계11번째의 잠수정 건조국이 된다.
건조기법 측면에서 장수함보다 더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잠수정의 건조를 계기로 잠수정에 관해 알아본다.

<잠수정이란>
잠수정은 크게 무인잠수정과 유인잠수정으로 나뉜다. 로봇 팔을 장치한 무인장수정은 모선에 의해 케이블로 연결돼 움직이거나 자체동력을 갖고 모선에 의해 원격조종을 받는데, 유인잠수정 보다는 건조가 간편하고 위험한 작업이나 장시간을 요하는 임무수행에 적합한 반면, 정교한 탐사에는 취약한 것이 단점이다.
이에 반해 유인잠수정은 승무원과 과학자가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문제로 건조경비가 같은 규모의 무인잠수정보다 2배 이상 소요된다.
잠수함과의 차이점은 잠수함이 시속20노트이상의 강력한 자체추진력을 갖고 비교적 얕은 바닷속을 순항하며 군사임무를 수행하는데 비해, 잠수정은 심해저의 각종 자원탐사 및 연구, 수중작업 등의 비군사임무를 수행하며 따라서 자체추진력이 없거나 시속 2∼4노트정도의 약한 추진동력을 갖고 있을 뿐이다.
또 잠수함은 해저6백m 이내의 잠수능력밖에 없지만 잠수정은 최고 l만m의 심해까지 잠수할수 있는 능력이 있어 건조이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잠수정의 구조>
잠수정의 몸체는 티타늄합금 등의 특수강이나 알루미나가 사용되며, 최근에는 결정화유리나 파인시래믹 같은 소재가 실용화의 실험을 받고 있다.
추진동력은 직류배터리이고 자체충전시스팀을 보유, 불시의 사태에도 당분간 수중에서 견딜 수 있도록 돼있다.
상승·하강과 잠수정의 자세변경은 승무원실 뒤에 있는 밸러스트시스팀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잠수정 하단부에는 3명 정도의 인원이 8시동안 쓸수 있는 산소통과 탄산가스제거장치가 있으며, 자이로콤파스등의 항해장비. 수중탐사에 필요한 각종 탐사장비와 비상생명유지장치등이 탑재돼있다.

<잠수정의 용도>
잠수정은 해양조사연구등의 학문적 임무외에도 다양한 활용범위를 갖고 있다.
상업적 이용분야로는 해저유전개발·해저케이블설치·선박수리작업등이다.
한편 군사적 분야에서는 수중음향탐지및 통신망측정, 투하된 무기의 회수및 제거, 수중무기개발, 잠수함용 재료실험및평가, 적군잠수함의 항로조사등에 활용된다. 이외에도 앞으로 다양화될 해양및 해저관광용및 교육용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잠수정의 역사와 현황>
심해저탐사를 겨냥한 잠수정의 개발은 프랑스가 선구자. 1953년 프랑스해군은 FNRS-Ⅲ라는 잠수정을 완성, 해저 3천8백m까지 잠수했으며 이것이 현대적인 잠수정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최저심해인 1만9백72m깊이의 마리아나해구까지 최초로 내려간 나라는 미국. 1960년1월23일 미해군의 트라이스트Ⅱ가 이 해구 바닥까지 내려갔었다.
60년대부터 가속화된 각국의 잠수정개발은 해저유전개발·파이프라인가설·해양탐사활동 등에 힘입어 현재 13개국에 1백50여척으로 늘어났다.
소련은 72년 시버Ⅱ호가 해저2천m까지 들어간 것이 최대깊이로 좀 뒤떨어진 편. 오히려 최근 일본이 개발에 나서 81년 수심2천m까지 내려간 신까이호를 비롯, 4척의 잠수정을 보유하고있다.

<국산1호기 건조및 활용계획>
우리 나라가 건조하게될 잠수정은 잠항심도 2백50m에 탑승인원 3명, 무게 8.5t의 소형으로 미국 페리사의 PC-12형과 비슷한 형태로 제작될예정.
이 모델은 연안해양탐사에 적합한 형태로 서·남해와 동해일부의 해양조사연구를 맡게된다.
한국기계연구소가 미국의 사우드웨스트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설계를 하고, 국내조선소에서 건조될 이 잠수정은 고도의 안전도를 요구하는 부분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국산기자재를 쓰기로 한것이 특징.
빠르면 내년말쯤 완성될것이지만 1천t급 모선(40억원)이 필요해 언제쯤 실용화될지는 유동적이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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