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다시 태어나도 삼성인!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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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 명의 사원쯤이야 목숨을 잃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회사가 생각했다면 그렇게 전사적으로 저를 구하러 나서지 않았을 것입니다. 삼성의 힘은 동료를 식구로 여기는 강한 연대감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삼성SDS 우제택(사진) 과장은 티벳에서 고산병을 얻어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다시 태어나도 삼성인이 되겠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2003년 중국 지역전문가로 파견된 그는 그해 8월 해발 4000m가 넘는 티벳의 수도 라싸에 갔다가 나흘 만에 고산병에 걸려 쓰러졌다. 함께 여행하던 중국인 친구를 통해 그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김인 삼성SDS 사장은 "어떤 상황이 닥치든,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총력을 다해 구해내라"고 지시했다. 삼성은 장쩌민 당시 중국 주석의 보좌관실까지 파고들어 군용 헬기를 요청하고, 민간인은 입원하기 어려운 군 병원으로 수송해 일단 목숨을 건졌다. 이어 한 번 빌리는데 3000만 원이 넘게 드는 홍콩의 국제 구급단체 전용 비행기를 구해 쓰촨(四川)성의 고산병 치료 전문병원으로 옮겼다. 이런 노력 덕분에 우 과장은 보름 만에 의식을 찾았다.

우 과장은 "생사를 넘나든 경험으로 회사와 동료에게 깊은 믿음을 갖게 됐다"며 "책 제목이 조금 도발적이라지만 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전방위 압박 앞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삼성인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귀국 후 3개월간의 추가 치료를 거쳐 복직한 우 과장은 현재 전자정부 통신망 고도화를 위한 2단계 프로젝트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박사 과정에 다니면서, 국민대 사이버경영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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