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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까지 물이 밀려 들어오는 획기적 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창작오페라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 음악계에 모처럼의 신작 오페라『초분』(사진)이 오는 14일 하오7시30분 국립극장 소극장 무대에서 첫막을 올린다.
박재열작곡, 박은성지휘, 오태석작 연출인데 오페라의 대중화를 모색하기 위한 첫시도인 소극장 공연이라는데도 큰 의미가 있다.『초분』은 이미 73년 연극으로 초연된 이래 국내외에 널리 호평을 받은작품. 중진작곡가 박재열씨가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완성했다.
박씨는 『종래의 대형 오페라가 아리아나 전주곡, 간주곡, 후주곡 등에 크게 의지하던 구성상의 통념을 벗어나 전체적인 분위기와 극적인 요소와의 조화를 중시해서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소극장 오페라 연출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있는 오태석씨는 이야기의 무대가 외딴섬이니만큼 무대에 직접 물이 들어오는 획기적인 시도를 하고있다.
『초분』의 줄거리는 물이 모든 것을 의미하는 가난한 돌섬에 심하게 오염된 폐수가 밀려와 섬주민의 생계수단인 미역밭이 결딴나는 것에서 비롯된다. 목숨을 유지키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섬을 떠나야하는 현실과, 젊은이를 섬에 붙잡아 매기 위한『자생의 율』, 그리고 그를 둘러싼 죽음과 사랑과 음모가 뒤얽힌 원초적인 삶의 이야기가 토속성 짙은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정동희, 박형식, 김태현씨등 신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14∼16일, 21∼23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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