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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만에 푼 '블랙삭스 저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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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만수 화이트삭스 불펜코치가 우승컵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휴스턴 AP=연합]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8년 만에 '블랙삭스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화이트삭스는 27일(한국시간)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8회 초에 터진 저메인 다이의 결승타를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4전 전승의 화이트삭스는 1917년 우승 이후 88년 만에 메이저리그 정상에 올랐다. 4차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한 다이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다이는 이날 4타수 3안타를 추가하며 월드시리즈에서 16타수 7안타(1홈런.3타점)로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스와 롯데 마린스가 각각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에서 4연승으로 챔피언에 오른 이후 화이트삭스도 4연승으로 우승컵을 차지해 올해 한국.일본.미국 프로야구는 '싹쓸이 시리즈'로 기록됐다.

한편 화이트삭스는 팀 전력이 절정에 달했던 1919년 신시내티 레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맞섰다. 그러나 조 잭슨 등 주전 선수 8명이 도박사들과 짜고 일부러 져주기 게임을 한 게 들통나 연루된 선수들이 영구 제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언론은 팀 이름 화이트삭스를 빗대 이 사건을 '블랙삭스 스캔들'로 불렀고, 이후 화이트삭스는 팀 성적이 급전직하하며 월드시리즈와도 멀어졌다. 화이트삭스 구단주는 미국프로농구(NBA) 명문팀 시카고 불스도 함께 소유하고 있는 제리 라인스도르프.

그는 "불스의 우승 반지 여섯 개를 주고라도 화이트삭스 우승과 바꾸고 싶다"고 할 정도로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전날 3차전에서 두 팀이 연장 14회까지 치르느라 투수진이 바닥날 듯싶었지만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화이트삭스 선발 프레디 가르시아는 7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애스트로스 선발 브랜던 배키도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승부는 8회초 대타 기용에서 갈렸다. 화이트삭스는 8회 초 애스트로스가 투수를 브래드 릿지로 바꾸자 대타 윌리 해리스를 투입했다. 해리스는 좌전안타를 뽑으며 찬스를 만들었고 후속 포세드닉의 희생번트와 대타 칼 에버렛의 내야 땅볼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낸 뒤 다이의 중전 적시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올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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