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시작 시기만큼 방법도 중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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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아직은 어린데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나요"

"몇 살부터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가요"

아직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거나, 영어 공부를 하고 있더라도 나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전문가들로부터 명쾌한 답을 듣고 싶어한다. 외국어를 학습하는데 들인 시간과 시작 연령이 전반적인 유창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을 보며 자녀의 학습 시작 시기에 민감해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조기 영어교육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 우리는 흥미로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영어 학습을 시작했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많은 차이가 나는 실례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다 같이 일찍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자녀의 영어교육 시작 시기만큼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학습 방법이다.

유아 영어교육의 바른 학습을 위해서는 우선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 학습의 주체는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영어라는 낯선 언어에 한 걸음씩 다가서게 해야 한다.

마음의 준비가 된 자녀들에게 영어는 더 이상 공부의 대상이 아닌 경험의 대상, 또 다른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영어의 필요성을 성인처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영어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을까. 환경의 제공에 그 해답이 있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떻게'라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창한 영어 실력이 아니라 영어를 들려주고 느끼게 해 주고자 하는 엄마의 정성과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가르친다기 보다는 영어로 놀아주고 보살펴 준다는 엄마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엄마도, 아이도 편하고 자연스럽게 영어에 다가서야 한다.

물리적 환경 마련과 더불어 학습 진행 과정에서 자녀와 상호 작용하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필요성과 적절한 반응에 의해서 발달된다. 따라서 질문이나 대화 방식을 통해 아이의 반응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아이들의 영어라는 나무에는 엄마, 아빠의 칭찬과 관심이라는 영양제가 꼭 필요하다. 자녀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아이가 어느 정도 이해하고 따라오는지에도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습의 주체인 자녀의 능력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필요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더불어 어린 자녀의 영어 학습이 즐겁고 역동적 분위기에서 이루어져야 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요나 부담에 의한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쉽고, 재미있게 놀이처럼 느껴져야 한다. 노래, 챈트, 게임, 역할놀이, 스토리텔링, 드라마, 멀티미디어 등 아이들의 흥미에 부합할 수 있는 외적 투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동작과 감각, 그리고 놀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영어 공부가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한 가지는 체계적이고도 꾸준한 학습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흥미로운 학습 방법일지라도 지속성이나 체계성이 부족하다면 곤란하다.

안명숙 (㈜대교 교육연구소 연구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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