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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취업] 하. '우리 회사만의 매력' 콕 집어 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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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가전기기용 소형모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모아텍의 신입 직원들이 관리팀 송경선 차장(오른쪽)과 함께 연구 장비 앞에 섰다. 왼쪽부터 박성기·최윤·이유진씨. 김성룡 기자

중소기업들의 채용공고를 보면 연봉이나 근무조건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무작정 '전화 문의 요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대기업과 경쟁이 안 되는 수준의 조건을 공개해 구직자들의 눈길도 끌지 못하느니 전화라도 걸어오면 설득해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취업포털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이런 잘못된 전략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의 대졸 구인난에는 대기업만 선호하는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스스로 매력 포인트를 개발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자체의 문제도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충고다.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구직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아주 작은 부분부터 차별화에 성공, 우수 인력을 뽑는 데 성공한 기업들을 소개한다.

◆ 솔직한 정보 공개로 정면돌파=인천 구월동에 있는 PC.휴대전화용 정밀모터 생산업체 모아텍. 지난해 말 대졸 신규인력을 뽑을 당시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채용공고에 연봉 정보를 공개했다. 모아텍의 대졸 초임 연봉은 2240만원. 대기업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직급에 따라 높아지는 급여 체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기왕 밝히는 김에 복지.인사제도까지 될 수 있는 대로 상세히 기재했다. 아니나 다를까 공고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원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자격요건이 맞지 않는 허수 지원자를 가려내고도 지원자 수가 전년도에 비해 30배나 증가, 창사 이래 최대인 4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수가 늘어난 만큼 인력 수준도 올라 면접 전형을 통해 사람을 가려내는 게 힘들 정도였다.

이 대표는 "인터넷 등을 통해 모든 조건과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엔 오히려 자기 조건을 솔직히 공개하는 게 낫다"며 "그 대신 약한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다른 경쟁력을 개발해 알리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산학협력으로 맞춤 인재 확보=경기도 안성에 있는 조명기기 제조업체 동명전기는 근처의 두원공과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전기 및 기계, CAD 등 구하기 힘든 기술직 인재들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였다. 현재 전문 기술직의 20% 정도를 산학협력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대학에서 해당 직종에 맞게 미리 양성한 인재를 데려오기 때문에 입사 후 특별한 교육 없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동명전기 관계자는 "이렇게 확보한 인재들을 붙잡기 위해 기숙사를 설치하고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등 각종 편의.복지에 신경을 쓴 결과 이직률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기업이 가진 장점 최대한 홍보=수출 중소기업의 경우 젊은 구직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해외지사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러시아 등을 상대로 포장 관련 종이나 필름을 수출하는 이오알(EOR)은 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매년 1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에 지사 5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이들 지사에서 연수 겸 파견근무의 기회가 주어진다.

2년 전부터 이런 사실을 채용공고를 통해 싣고 있는데 해외 체험의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알려지면서 러시아어 전공자가 아닌 구직자들까지 관심을 갖고 찾아오고 있다.

이오알의 손진일 사장은 "중소기업 구인난이라고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특별히 신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며 "우리 기업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직무에 적합한 인재도 선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채용전략 이렇게 !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임금, 사회적 인식도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채용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원하는 인재상을 구체화한다거나 비금전적인 보상이나 경력개발의 기회를 강조하는 등 자사의 특색에 맞는 채용방법을 찾는 것이다. 신입사원이 회사에 애착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요즘 신입사원 교육을 대신할 방법으로 제시되는 ▶멘토링제도▶후견인제도▶현장체험제도▶사전맞춤 인재제도▶인턴제도 등도 회사의 실정에 맞게 활용해볼 만한 것들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연수원 등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이나 전문컨설턴트의 지도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02-569-8121).

기업들이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선 발품을 팔아야 한다. 우선 워크넷(work-net) 같은 정부 프로그램이나 각 지방자치단체.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의 구인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또 비용이 들지만 사설 취업포털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채용에 따른 정부 지원금 제도도 놓치지 말고 이용한다. 정부는 청년 실업자를 고용하는 경우 1년간 월 60만원씩 보조해 주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재고용장려금▶중소기업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고령자 고용 촉진 장려금▶장기 구직자 고용 촉진 장려금▶여성 고용 촉진 장려금 등 각종 고용지원사업을 통해 일정 기간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다(1588-1919).

이와 함께 구직자들에게 3개월간 현장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체에 월 50만원씩을 지급하는 청년채용 패키지 사업(02-2124-3378)과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 사업(02-6009-3211)도 중소기업들에 권하고 싶다.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 행정사무관 이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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