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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두뇌 "입도선매"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급기술두뇌를 잡아라』-. 세계각국들이 기술혁신에 국운을 걸다시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도 부족한 고급과학 기술인력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반도체·컴퓨터등 전자공학과 유전공학등 첨단과학분야는 축적된 기술자 부족으로 ▲많은 기업들이 대학재학생들에게 동록금과 학비를 보조, 「입도선매」식 유치경쟁을 벌이거나 ▲연봉 1억원 이상에 이사비용까지 부담하면서 해외의 고급기술두뇌 스카우트작전을 펴고 있으며 ▲일부기업은 고급기술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대학설립을 추진하는등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급인력의 양성과 공급을 맡고있는 문교당국은 관련분야별 졸업예정자와 재학생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업들의 수요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관계기사9면>

<고급두뇌유치경쟁>
최근『신입사원모집공고를 11월이후에 내달라』는 문교부의 요청에 따라 아직 스카우트의 열기가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공작전」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다.
관련기업 대부분이 이미 인력확보 전담반을 편성, 서울은 물론 지방대학에 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실정.
특히 인력난을 심하게 겪고있는 기업들은 전자·조선·컴퓨터·유전공학등 첨단기술분야.
S, H등 일부 대기업들은 이 분야의 대학원 및 대학의 우수재학생들에게 「졸업후 입사」조건으로 등록금과 학비(월10만원정도)까지 보조해주고 있으며 현장실습도 자기회사로 초청,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업들은 기존사원들의 장기해외연수(학위코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L그룹은 인력의 자체생산을 위해 이공계 분야 대학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그래도 부족해 컴퓨터 반도체회사가 몰려있는 미국의 실리콘 계곡에 까지 진출, 첨단 기술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있는 실정. 이 때문에 일급두뇌 1명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되는 연봉이 10만달러 (약 8천만원)에서 15만∼20만달러(1억2천만∼1억6천만원)로 치솟기까지 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항공료(5인가족기준) 5천달러(4백만원), 이사비용 1천달러(80만원), 아파트입주보조비 2천달러(1백60만원)등 8천여달러(6백40만원)씩을 지급하고있다.
전자관계기업들은 「집안단속」에도 신경을 써 최근엔 모임을 갖고 ▲부당스카우트를 하지않고 ▲한 회사에 6개월이상 근무한 전문인력은 소속회사의 이직 동의없이는 l년이내에 같은 분야의 회사에 취업할수 없으며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 부당스카우트가 인정되면 신문에 공개하기로 결의까지 했다.

<기술인력부족현황>
과학기술분야기업들의 부족인력은 대부분이 고급두뇌와 중간관리층으로 전자계통의 경우 올해 필요한 인력이 6천7백명인데 비해 대학졸업 예정자는 4천7백명에 불과해 2천명이 모자란다.
이 분야는 갈수록 인력난이 심해져 86년에는 3천6백명이 보조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조선분야도 올해 4백30명이 필요한데 비해 졸업예정자는 3백50명으로 80명이 부족하며 86년에는 4백70명이 모자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인력부족현상은 연구직을 포함한 고급인력부문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정예석사를 배출하고 있는 과학기술원의 경우 82년의 졸업자 4백명중 기업체의 요구에 따라 배정된 인원은 1백47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연구소나 대학에 흡수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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