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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소! 중기취업] 상. 우리기업은 '자부심'을 생산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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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네트워크 전문 중소기업 인성정보의 3년차 영업사원인 이형준씨가 자신이 판매하는 기업용 네트워크 장비를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올 하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은 여전히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다. 대림산업이 200대 1, 대한항공이 112대 1등 웬만한 기업은 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중소기업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 225개사(종업원수 500명 미만)의 채용계획 인력은 2798명이었으나 실제 채용인력은 2281명이었다. 22.7%나 결원이 생긴 것이다. 중소기업에선 "구직자들이 중기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며 불만이고 대졸 구직자들은 "중기를 가려 해도 어느 업체를 택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구직자들이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중소기업들은 어떤 방법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할지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도움말로 두 회에 걸쳐 소개한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구직자 1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희망기업'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에 가고싶다는 구직자는 16%에 불과했다.공기업 또는 공무원(27%), 외국계 기업(25%), 대기업(23%)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원인이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업포털에 등록돼 있는 수만 개의 기업들을 하나하나 잘 들춰보면 연봉이나 근무 환경 등 여러 면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알짜' 중소기업들이 숨어 있다. 연봉면에서 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보다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다.대졸 신입사원 초임연봉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곳이 많다. 기술력있는 중소기업들의 연봉도 2000만~2200만원선이다. 블루투스 헤드셋, 카킷 등을 만드는 모본(2400만원), 코스닥 등록업체로 정밀모터를 생산하는 모아텍(2200만~2600만원) 등은 많이 주는 업체로 꼽힌다. 그런가하면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인 곳도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는 텔레칩스는 대졸 초임 연봉이 2800만원 정도 된다. 자동차 시트 전문업체인 엠시트는 2700만원, 디지털 도어락 전문업체인 아이레보는 2400만~2800만원쯤 된다. 최근 한 취업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대졸 초임 연봉은 평균 2500만원. 가장 많이 받는 업체로 꼽히는 현대차는 3000만원, 삼성자동차는 성과급을 제외하고 2800만원선이다.

복지부문에선 대기업 못지 않은 중소기업도 많다. 교육관련 지원이 가장 많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고양하기 위해 갖가지 문화행사를 하는 곳도 많다. 형식적인 복지정책이 아니라 회사의 문화와 정신을 대변하는 독특한 복지제도를 펼치는 회사도 많다는 점에서 복지정책을 통해 회사의 문화를 미리 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텔레칩스는 차량유지비와 외국어 교육비를 전액 실비 지원한다. 아이레보는 사내 학원을 운영하며 전 직원에게 영어.중국어 교육을 하고, 외부 위탁교육과 전산교육도 병행한다. 한 달에 한 번 '멋진 토요일' 행사를 열어 임직원들이 함께 문화생활을 즐긴다. 모본은 매년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체성분 분석기를 만드는 바이오스페이스는 주택 마련 자금을 지원하며 어학실습 및 체력단련비, 식대를 대주는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갖추고 있다. 지방에서 온 직원들을 위해선 사택을 제공한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초저온 보냉제 생산업체 화인텍은 학원수강비 등 자기계발에 관한 비용을 회사에서 전액을 지원한다. 사내에 사이버 러닝센터를 만들어 전직원이 인터넷을 통해 직무부터 어학.교양까지 배울 수 있게 했다. 네트워크 인프라 및 솔루션 통합 전문업체 인성정보는 자녀의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이래서 지원했다!
인성정보 이형준씨, 2003년 12월 입사

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선배의 소개로 지원했다. 기업체에 설치할 네트워크 장비를 판매하는 곳으로 서울에 본사가 있는 직원수 15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취업 전 주위에서 "첫 발은 큰 곳에서 내딛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중기에 들어가면 대기업만큼의 체계적인 교육은 없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며 더 빨리 실무를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들어와 보니 실제로 그랬다. 바로 실무에 투입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일을 빨리 배웠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연봉은 적다. 그러나 사내 복지는 뒤지지 않는다. 서로 아껴주는 가족적인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대기업에서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텔레칩스 이승훈씨, 2005년 7월 입사

미국계 대규모 반도체 제조 회사에서 1년 남짓 일하다 이곳으로 옮겨 왔다. 사실 대기업 업무는 워낙 시스템이 잘돼 있어 누가 가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다르다. 내 능력에 따라 일한 만큼의 결과가 바로 드러난다.

이곳으로 옮긴 이후 하루에도 몇 번씩 예상치못한 일이 생긴다. 그 일을 처리하는 재미가 오히려 쏠쏠하다. 큰 기업이라면 과장급 이상이 수습할 문제까지 직접 처리하니 경력에도 좋다. 이 회사에 있으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든다. 혹 나중에 내 회사를 차리게 되더라도 경영이나 조직 운영 등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필규 기자

좋은 중소기업을 찾는 방법

1. 안정성 평가=재무구조.매출액.자산총액 등은 그 기업 안정성의 지표이므로 꼼꼼히 체크한다. 중소기업 정보은행(www.digitalsme.com)이나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은 높을수록 좋은데 제조업은 보통 10%, 서비스업은 20%가 넘으면 우량기업으로 본다. 최근 3, 4년간 매출.영업이익의 증가 추이도 살핀다.

2. 홈페이지 방문은 필수=기업 홈페이지에선 사업내용뿐 아니라 그 회사 문화까지 엿볼 수 있다. 기업소개.보도자료.연혁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 마인드와 비전도 살펴본다. 아무리 좋은 기업에 들어갔어도 자신의 비전과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법이다.

3. 기사 스크랩으로 유망 업종 파악=평소 기업관련 정보를 모아 성장 업종과 유망 직종을 파악해둔다. 기사 스크랩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기술집약적이면서도 경기를 많이 타지 않는 업종을 골라 관련 기업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모으며 알짜 중소기업 리스트를 만들어본다.

4. 인맥 최대한 활용=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정보가 무엇보다 가장 신뢰성 있다. 직접 인맥을 찾을 수 없을 경우 취업 커뮤니티를 통해 관련 기업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검색하는 게 차선책이다.

자료: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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