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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 모친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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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회창 비판' 발언으로 갈등을 빚었던 이명박 서울시장(左)이 24일 저녁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右) 모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 전 총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모친 김사순 여사가 24일 0시15분쯤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전 총재가 최근 잡지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판했던 이명박 서울시장을 질타하고 대구 재보선 지원에 나서는 등 정치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 그의 모친상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가 두 차례 대선 후보를 지내고 총리.감사원장.대법관.선관위원장 등 다수의 고위직을 역임한지라 상가에는 각계 주요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2002년 10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 전 총재의 부친 홍규옹이 별세했을 때는 5000여 명이 문상했다.

이 전 총재는 모친 임종 직후 주변 사람들한테 "수년 전 세풍사건(국세청을 이용한 한나라당 대선자금 모금) 때 나의 동생 회성이가 구속되자 어머니는 나에게 좌절하지 말라고 격려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조문객 중에는 대선 후보들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당 대표는 재선거 유세차 울산에 내려가기 전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둘러 조문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측근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고, 이명박 서울시장도 저녁에 빈소에 들렀다. 최근 "사과하겠다"며 사무실을 방문하려 한 이 시장을 이 전 총재가 거절한 적이 있어 이날 조문은 자연스러운 회동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내 유족을 위로했다. 대선후보인 고건 전 총리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전.현직 의원 다수가 조문했는데 열린우리당에서는 이해찬 총리와 천정배 법무부 장관, 김덕규 국회 부의장 등 일부만이 문상했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이며 같은 날 오전 9시 고인이 다니던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영결 미사가 열린다. 장지는 충남 예산군 신양면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이회정(뉴욕 마운트사이나이 의대 교수), 차남 회창, 3남 회성(계명대 교수), 4남 회경(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 교수)씨와 1녀 회윤(주부)씨가 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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