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제국 문학작품소개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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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들어 아시아각국의 문학, 특히 제3세계권에 속하는 인도·대만·인도네시아·필리핀등지의 문학이 관심있는 사람들에 의해 번역, 소개되고 있다.
이들 아시아각국의 문학은 역사의 질곡속에서 그들이 겪고 또 극복하려고 했던 봉건과 식민상태에 대한 저항이 담겨져있고 또 2차세계대전의 종식이후 새로이 제기된 신식민주의에 대한 반발, 농촌사회의 붕괴와 도시화에 따른 사회변화와 이에 따른 여러 모순들이 담겨져 있다. 또 그들의 정지·사회적 환경도 그려지고 있다.
이같은 아시아각국의 문학은 우리가 겪은바 있는 근세와 현재의 경험과 너무나 유사한 경험을 다루고 있기때문에 그대로 피부에 와 닿는다.
최근 번역 소개된 인도작가「쿠스완트·싱」의 『파키스탄행 열차』는 우리가 38선의분단에 아파했던 것처럼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47년 여름 인도·파키스탄의 분리때 1천만명이라는 거대한 집단이 분리의 상황때문에 대이동을 하게 되며, 이때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갔다. 「싱」은 이 아픔이 종교적인 분리에서뿐 아니라 국제정치의 희생으로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파악하면서 생생하게 그려가고 있다.
같은 인도작가 「프램찬드」의 『고난』은 영국식민치하에서 소작농민들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도에 있어 「타골」이 순수문학, 계몽적 문학이었다고 한다면 「프램찬드」는 민족주의적인 문인으로서 또 다른 측면에서 평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인 「렌드라」도 주목되고 있다. 수백년에 걸친 네덜란드와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찾아내어야할 것은 무엇인가를 「렌드라」는 고뇌했다.
「렌드라」는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이어져 오고있는 민담·노래등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담시를 썼다. 또 탈춤과 시를 연결시켰다. 이러한 점은 일제치하에서 우리것을 많이 잃었음을 아쉬워한 국내문인들이 전통쪽을 찾아간것과 유사하며 「렌드라」에게는 더욱 절실했다.
『아트모기르포의 살해』등의 작품을 내고 있는 「렌드라」는 인도네시아의 현상황속에서 자신의 문학활동을 어떻게 유지시켜 가느냐하는 어려움을 치러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작가로는 『자카르타의 황혼』을 쓴 「목타르·루비스」가 있으나 그는 정지적이 되었다.
대만작가 황춘명은 『사요나라 짜이젠』등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사요나라 짜이젠』 은 일본인의 기생관광을 그리고 있다. 상사의 한직원인 주인공은 기생관광을 부끄러워하고 있으나 어쩔수 없이 일본인의 안내를 맡게 된다.
그는 일본인들을 안내하면서 그들이 남경학살의 주인공이었으며 이제는 경제적으로 또 다론 모습의 침략을 하고 있음을 비꼬아 준다. 대만원주민인 작가는 원주민의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인의 차에 치인 막노동자가 엄청난 보상금 때문에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는 이야기, 원주민 한소녀의 창녀생활과 그녀의 꿈등을 그린 것이 두드러진다.
필리핀문인들의 작품은 홍콩을 통해 조금씩 발견되고있다.
소설가 박태순씨는 『아시아문인들의 작품은 분명히 아시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근대사 속에서 식민통치등으로 고통받았고 이데올로기·종교등에 의해 갈가리 찢겨진 아픔을 안고 있기도 하다.
그런만큼 우리문학은 이들 문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박씨는 우리의 해외문학 소개가 서구일방적으로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것은 그들이 고통속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새로운 세계에서 우리가 시사받아야할 점이 많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문학과 함께 팔레스타인 문학도 최근 많이 소개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대변인이였다가 피살된 「카나파니」의 『하이파에 돌아와서』 『태양속의 사람들』등도 아시아에 인접해 있으면서 고통받는 소수민족의 아픔을 그린 것이다. <임절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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