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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대신 죽는 훈련 보곤 가족들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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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료사진=청와대]

"경호 무도의 핵심은 '죽는 훈련'이다. 군이나 경찰의 특공무술은 상대방을 먼저 제압함으로써 자신을 살리는 훈련이지만, 경호원은 유사시 몸을 던져 국가원수를 보호하는 대신 자신이 죽는 연습을 하는 셈이다. "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2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 경호실 24시'란 글을 올렸다. 경호원들의 교육 훈련과정과 애환, 에피소드 등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소개했다. 그는 "경호실은 가끔 가족들을 초청해 경호 무도 시범을 선보인다"며 "이 시범을 보는 경호원 가족들은 눈물을 주루룩 흘린다"고 전했다.

그는 경호실 간부의 말을 인용, "대통령 경호원들은 아침 출근 때면 '오늘 내가 국가원수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비장한 각오를 갖고 집을 나선다. 매일 아침 단정히 목욕하고 머리 빗질을 가지런히 하며 속옷을 깨끗이 갈아입고 나오는 것은 최악의 경우 깨끗한 모습으로 내 시신이 수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나를 버리고 나를 죽여야 국가원수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경호원들은 경호에 배치되지 않는 날에는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사격.무도 .체력.어학 등의 기본훈련 외에 연간 14개 과목을 의무 이수토록 돼있다. 14개 과목은 법학.행정학 .경호학.경비학.대테러술.범죄심리학 등이다.

시청각 훈련도 받는다. "어떤 장면을 스치듯 짧게 보여주고 이걸 기억으로 재구성토록 하는 시각 훈련을 반복하면 찰나에 어떤 현장 상황을 스치듯 봐도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청각 훈련은 눈감고 여러 소리를 구분하는 과정을 통해 총소리와 풍선 터지는 소리, 기타 유사한 소리를 구분함으로써 위험상황을 청각만으로도 분별하여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양 비서관은 설명했다.

◆ 노무현 대통령, 군 수뇌부와 골프=노 대통령은 22일 충남 계룡대에서 윤광웅 국방장관, 육.해.공군의 수뇌부들과 골프를 쳤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15명이 참석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군 스스로 국방개혁안을 만든 것을 각별히 격려하기 위해 노 대통령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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