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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공-베트남 「아편논쟁」가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소련·중공·베트남 등 공산3국사이에 양귀비경작을 둘러싼 아편논쟁이 일고 있다.
중공의 관영 신화사통신이 발행하는 『조망』이라는 월간지는 최신호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베트남정부가 외화를 벌기 위해 81년부터 양귀비를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다』며 2년전 소련으로부터 받은 비슷한 내용의 비난을 베트남측에 퍼부었다.
양귀비 재배 촉구
조망지는 베트남의 하투옌성 동반읍 당국이 82년10월에 작성한 82, 83년도 아편경작추산량에 관한 문서를 싣고 이 문서는 최근 중공으로 넘어온 베트남난민으로부터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망에 게재된 문서에는 동반읍의 지구당서기가 농민들에게 양귀비 재배를 촉구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잡지는 또 베트남여인 2명이 아편을 숨겨 중공 운남성으로 들어오다 적발된 사진을 함께 실었는데 이 여인들은 자기마을 38가구 중 36가구가 양귀비를 기르고 있으며 아편을 생산하지 않으면 옷가지도 살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는 것.
백만평이상 심어
조망지는 이어 베트남난민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종합해 볼때 베트남은 81년 이후 국가계획으로 양귀비재배와 아편판매를 하고있으며 특히 동반읍지역에서는 군병력까지 동원, 1백만평 이상의 아편농장을 경영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리엔 호앙 손성에서는 농민들이 매년 1인당 1파운드 이상의 아편을 정부에 팔도록 강요하고 초과납품에 대해서는 식량 등 생필품 구입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는 것. 이밖에 국경지역 주민들에게는 아편밀수출을 권장하여 중공의 경우 베트남과의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하반기에만 20파운드의 아편을 압수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중공측은 이같은 베트남의 아편밀수출이 동남아의 암시장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해 광동-홍콩간에 정보교환용 직통전화까지 가설해 놓고 협력회의도 수시로 갖고 있다.
대중공 공개비난
예부터 민간요법의 하나로 마약유통이 비교적 자유스러웠던 중공이 이처럼 단속강화정책을 내세우게된 것은 2년 전 소련이 중공의 대외마약판매행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이후부터.
당시 소련은 중공이 조망지를 통해 베트남을 힐난한 것처럼 기관지인 소비에츠카야 로시야지에 『중공이 아편을 대량생산하여 외화획득을 하고있다』는 비난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당시 중공이 아편과 함께 여러 종류의 마약을 아프리카·유럽·미주지역 등에 밀수출하여 연간 약1백40억달러의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공당국은 즉각 소련의 이같은 보도가 중공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기위한 선전술책이라고 반박했으나 운남성 바로 아래 태국-라오스-버마를 잇는 소위 『황금의 삼각지대』나 베트남에서 중공으로 흘러들어오는 아편이 제3국으로 재수출되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공격화살 베트남에
중공은 이 때문에 수년간 국경분쟁을 거듭해온 베트남으로부터의 아편밀수를 막고 또 한편으로는 소련의 공격화살을 베트남으로 떠넘기기 위해 베트남 난민들을 대상으로 아편경작 및 밀수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왔다. 【I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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