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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국의 날씨와 작황|기상이변…세계농사에 먹구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금 세계는 이상기상속에 휩싸여 있다.
생명을 가진 물체는 모두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상기상이 한번 밀어닥치면 의류·주택·식량등 어느것하나 정상적인 순환을 유지할 수 가없다.
따라서 이상기상은 예측됐던 경제외 흐름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의 이상기상온 계절상품유통이 변화를 가져오는것은 물론 곡물에도 큰타격을 주어 세계의 식량사정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있다.
세계는 72∼73년 사이에도 이상기상으로 인한 혹심한 식량난을 겪었는데 10년만에 다시 그와 같은 우려에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기상의 원인은 어떤것으로 분석되며 그로인한 각대륙의 작황은 어떠한지를 요약해본다.
72∼73년의 이상기상은 한발과 홍수때문이었다.
그 원인은 남미페루연안의 해수온도가 갑자기 올라가는 「엘·니뇨」현상으로 풀이되었다.
이 고온의 해수가 동풍을 타고 세계를 선회하면서 한류의 영향을 줄이고 곳곳에 이상기상현상을 만들어 놓는다.
72년 소련·인도·중공·인도네시아·태국·오스트레일리아·아프리카등에 일어난 큰 한발도「엘·니뇨」때문으로 풀이되고있다.
비교적 큰「엘·니뇨」현상이 나타난 해는 57년 65년·72년·76년 82년이었다.
그중에서도 82년의「엘·니뇨」현상은 금세기 최대의 규모로 판명되었고 82년4월4일 멕시코 엘 치촌화산의 폭발에 이은 것 이어서 그피해가 더욱 가중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남고있다.
그때문인지 지금까지 각 대륙에 나타나고있는 기상현상도 식량생산에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하고있다.
우리나라의 날씨는 사람에겐 괴로 왔지만 농사짓기에는 매우 적절하게 유지돼왔다.
특히 7월하순부터 현재까지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일조량도 많아 벼의 생육을 왕성하게 해주고 있다.
요새는 특히 벼이삭이 패는 시기.
이럴때 목도열병이 번지면 벼농사는 치명적이다.
그런데 목도열병은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주춤해지므로 근래 전국적으로 30도를 넘는 기온은 큰 도움이 되고있는 것이다.
올해 벼식부면적은 1백21만4펀7백정보 (계괵1백21만2천정보)로 작년실적 (1백17만6천정보)을 능가한다.
작년엔 7월23일깨에나 해갈이 돼 결국 3만6천정보의 논에 모내기를 못했으나 올해는6월19일께 해갈, 모내기가 일찍 끝났고 평당 벼포기도 작년의 77주에서 올해는 83주로 늘었다.
이삭이 완전히 패는 앞으로 한달간 태풍등의 피해나 병충해만 없으면 3천8백만섬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농수산부는 내다보고있다.
▲미국대륙
홍수·혹서·한발등 이상기상이 겹치고 있다.
4월에는 미시시피, 6월에는 콜로라도에 대홍수가 발생했고 이로인한 서부 5개주의 곡물피해가 5백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타주도 홍수로 인해 4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보았다.
특히 7월달 2백명의 사망을 가져온 열파등 불순한 기온이 작물에 큰 영향을 줄 하반기의 기상을 불안하게 해주고있다.
▲소련및 동구
주요작물인 겨울밑의 작황이 불황이었다.
82년부터 계속된 한발·준동·강설부족 봄의 한파등이 불황의 원인이었다.
봄밀은 충분한 비가내려 작황이 평작을 유지했다.
그러나 동부유럽은 6월 하순 평년보다 섭씨4∼6도의 저온현상을 보여 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여름 이후의 기상이 소련과 동구의 작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프리카
82∼83년 곡물생육기간중에 대한발이 발생.
수확에 일대 타격을 입었다.
2년간 계속된 이한발은 2백년사이 최대의 것으로 남아공·모잠비크·짐바브웨등의 곡물수확량이 40∼70%나 감소됐다.
남아공은 그사이 연간 1백만t의 옥수수를 인근아프리카제국에 수출해 왔으나 금년은 미국·아르헨티나·자유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입장으로 바뀌었으며 원조가 없으면 심각한 식량위기에 몰릴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여름까지 남아프리카에서는 식량부족으로 인한 국지적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북아프리카
10년전 대 한발로 20만명이 아사했던 이디오피아의 사정이급박한 상태에 있다.
이번은 그이상의 피해를 내리라고 예상되는데 파종할 종자조차 없어 비가와도 속수무책인 것으로 곡창지대인 곤다르주가 황폐화되고 있다.
탄자니아 소말리아도 수개월간 비가 내리지 않아 식량사정이 무척 어렵다.
서아프리카등은 평년작 정도를 기대하고있다.
▲인도
▲82년 이래의 한발로 역시 식량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비가 내렸다하면 홍수가되어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다만 인도 남부지역과 스리랑카에는 예년보다 10∼14일이 늦었지만 몬슨에 접어들어 충분한 비가 내림으로써 정세가 호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대륙
봄밀의 수확은 평작을 상회할 정도로 좋았으나 전수확량의 70%를 차지하는 가을작황이 좋아야 식량문제에 안심할 수 있다.
중국대륙은 앞으로의 일기변동이 작황에 열쇠를 쥐고있다고 볼수있다.

<주간 다이어먼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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