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단짝12년… 셰르파엾이 올라 더 기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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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히말라야의 처녀봉 바인타브락Ⅱ봉(해발6천9백60m) 초등에 성공하고 개선한 악우회 원정대의 유한규부대장(29) 과 임덕용대원(29).
이들은 2년전 바로 이 산에서 동료를잃었던 아픔과 한을 안고 재도전, 전인미답의 정상에 함께 첫발을 디뎠다.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 6백여m의 깍아지른 암빙벽에서의 34시간은 한마디로악몽의 연속이었다』고 등정 당시를 회상한 두대원은 영국원정대의 6차례, 일본원정대의 2차례 시도가 모두 무위로 끝난 것도 고도의 기술등반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정상의. 암빙벽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71년악우회 창설멤버로 맺어져 줄곧 자일 파트너가 되어 온 이들은 79년과 80년의 아이거 북벽, 마테르호른, 그랑드 조라스등 알프스 3대 북벽 등정때도 나란히 공격조로 참가하여 차례로 해치움으로써 한국제일의 로크 클라이머로 성장했다.
『성공을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는 각오도 있었지만 말소리조차 들리지않는 눈보라 속에서 자일을 통해 전해오는 서로의 감각이 격려와 믿음이 돼 난관을 극복할수있었다』는 유·임 두 산사나이는 코오롱상사의 직장 동료이기도 하다.
이번 등정은 한국원정대로서는 처음 고산에서의 가이드겸 짐꾼인 셰르파의 도움 없이 순전히 우리의 장비·기술로만 세계 초등을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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