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을3가구 물통·간장독에 서울봉지서 악취심해 발견…피해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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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동네 3가구의 식수통과 간장독에 동시에 살충제 원료인 「카바메이드」가 투입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18일 상오7시쯤 서울봉천6동산81 하명순씨(35·여)집부엌문밖에 놓아둔 플래스틱 식수통(높이60cm·직경80cm)과 이집에 세든 유현남씨(41·여)의 같은크기의 식수통 물이 우유빛으로 변해있고 흰 앙금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것을 하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 경찰은 지금까지 비밀리에 탐문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씨와 유씨에 따르면 이날아침 밥을 지으려고 전날하오9시쯤 받아둔 식수통뚜껑을 여는순간 머리가 아플정도로 심한 냄새와 함께 물빛이 우유색깔로 변해있었다는 것.
또 플래스틱통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3개의 화분의 화초도 심한 냄새가나며 까맣게 타죽어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하씨집에서 10여m떨어진 정석규씨(55·회사원)집 마당에 둔 간잡독(직경40cm·높이60cm)에서도 심한 약품냄새가 나는 것을 같은날 정씨가 발견했다.
정씨근 이날아침 집앞에있는 간장독 뚜껑이 약간 열려있는것을 이상히 여기고 열어보자 심한 악취가 나 간장을 쏟아버렸는데 밑바닥에는 흰색 앙금이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염된 식수와 간장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의뢰, 지난2일 유기학학물질이 함유된 일반독물이라는 첫통보를 받은데 이어5일 다시 살충제원료인 카바메이트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독물이 3곳에 동시에 투입된 것으로 보아 주민들을 무작정 골탕먹이려는 무동기 범행이거나 동네 불량배의 장난,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보고있으나 원한에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이 지역은 영세민촌으로이독네 16가구 1백여주민과인근동네 주민들은 이사건이 있은뒤부터 독물공포증으로 식수와 간장·된장용기들을 좁은 부엌에 넣고 문을 잠그는등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실정이다.

<농약·살충제일종|카바메이드란>
벼멸구나 가로수해충방제용 농약으로 살충제는 물론 살균제·제초제등에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유독성 약제.
3백여종류가 시판되고있으며 치사량은 카바메이드의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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